새누리당 이한구 공관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역의원 지지율이 당 지지도에 비해 낮을 경우 '신망이 부족한 자'로 규정, 공천 배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당헌‧당규에 직접적인 조항이 없는 컷오프(공천배제) 규정을 사실상 부활시키는 것이다. 적극 활용될 가능성이 커 컷오프에 반대하고 있는 김무성 대표와 비박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공관위 핵심 관계자는 3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컷오프 룰(rule)에 대한 '당헌‧당규 위반' 논란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현역 의원이 당 지지율에 못 미칠 경우 '신망이 부족한 자'를 부적격 기준으로 명시한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당규 9조에는 '공천 부적격' 기준으로 ▲파렴치 범죄자 ▲탈당·경선불복 등 해당 행위자 ▲유권자 신망이 현저히 부족한 자 ▲공직후보자로 부적합한 자 등을 명시하고 있다.
그간 '부족한 신망' 조항 등은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과 관련된 조항으로 해석돼 왔다. 공관위 관계자는 "우리가 마련한 '저성과자' '비인기자'의 퇴출 기준 중 하나가 '부족한 신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 지지율에 비해 '몇%'나 낮을 경우 탈락시키는지 구체적인 기준은 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결정은 100% 상향식 공천을 천명한 김 대표와 비박계의 반발을 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 관계자는 "지난 19대 공천 당시 '하위 25% 일괄 공천 배제'와 같이 일괄적인 컷오프 룰을 없애자는 것이 상향식의 정신"이라며 '악용' 가능성을 우려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도 "당에 비해 지지율이 낮은 현역의원을 겨냥하게 되면 범위가 너무 넓다"라며 "수도권이든 '텃밭' 영남이든 당 지지도를 뛰어넘는 현역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한 비박계 의원은 "'부족한 신망'의 기준이 지지율이라면 영남의 친박계 의원들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현역 교체지수'를 활용한 일괄적인 컷오프는 배제하기로 했다. 공관위는 이날 지지율이 낮은 현역의원에 대한 공천배제 방침이 포함된 '공천관리규칙'을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했다.
보고 내용에는 ▲지지율 10% 미만 후보자 경선 배제 ▲여론조사 지지율 4위까지 경선 참여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또 부적격자를 판정, 확정할 때는 공관위원 11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의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