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34 · 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MLB) 팀을 상대로 한 첫 실전을 산뜻하게 치렀다.
오승환은 6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시범경기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나와 1⅓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지난 3일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과 연습경기 1이닝 무실점에 이은 호투다.
특히 실점 상황을 무난히 넘기며 불펜으로서 위기 관리 능력을 확인했다. 3회 2사 만루에서 등판한 오승환은 첫 타자인 J.T. 리얼무토를 공 2개 만에 침착하게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한국과 일본 무대를 평정한 정상급 마무리의 관록이었다. 이에 마이크 매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박수를 치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오승환을 격려했다.
스타트를 잘 끊은 오승환의 기세는 이어졌다. 4회 오승환은 저스틴 맥스웰을 2루 땅볼로 돌려세운 뒤 토미 메디카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마지막 타자 로버트 앤디노는 유격수 땅볼로 요리하며 삼자범퇴를 완성했다.
공 15개로 1⅓이닝을 마무리했다. 오승환은 5회 마운드를 J.C. 설바런에게 넘겼고, 세인트루이스는 3-2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MLB 홈페이지는 "오승환이 매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고 호평했다. 이어 "단 한번 등판했지만 매서니 감독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매서니 감독은 "오승환은 정말 좋은 투구를 했다"고 칭찬했다. 이어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없었다"면서 "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졌고, 구속 변화도 줬다. 공의 움직임도 매우 좋아 아웃 카운트를 늘려갔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던져주면 우리는 오승환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며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하지만 오승환은 들뜨지 않았다. 오승환은 "투구는 만족한다. 볼 끝 움직임도 좋았고, 내가 원하는 곳으로 공이 갔다"면서도 "아직은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경기로 흥분할 필요가 있는가. 나는 한 걸음, 한 걸음씩 나아가려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