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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2연패'에 프로기사들 무거운 침묵과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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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2연패'에 프로기사들 무거운 침묵과 한숨

    • 2016-03-10 22:10

    "유리해 보였는데도…"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두 번째 대국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의 2국을 지켜보던 바둑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 9단이 1국에 이어 또 다시 불계패를 선언하자 무거운 침묵이 엄습했다.

    이날 대국 직후, 한국 바둑사상 프로 통산 첫 1000승이라는 대기록을 쓴 서봉수 9단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서 9단은 "판후이 2단과 알파고의 경기를 생각해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예상했다. 모든 바둑 기사들이 그렇게 예상하고 경기를 봤을 것"이라며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 대국이야 불리하게 보이면서 졌고, 오늘은 초반에 유리해 보였는데도 졌다. 참 뭐라고 명확하게 진단할 수가 없다"며 "알파고의 실력을 가늠할 수 없다. 탁월한 천재적 발상이 보인다. 수 자체가 보통 재주 갖고는 둘 수 없는 걸 알파고가 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음 대국에 대해 "이제 예측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승부의 세계에서 이긴 자가 강하고, 패자는 말이 없다고 했다"며 "5판 3승전이라 남은 3판을은 이겨야 한다. 3번 연속 이기는 게 힘들겠지만 남은 세 경기는 이겨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프로바둑기사 이다혜 4단은 "바둑기사들 모두가 '멘탈 붕괴' 상태"라고 전했다.

    이 4단은 "알파고가 철저하게 계산적이었다. 어제 제1국을 봤을 때 기사들의 반응은 '알파고가 정말 이세돌 9단 보다 센가' 였는데, 지금은 단체로 '멘붕' 상태"라고 했다.

    이어 "(알파고가) 장점은 많은데,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바둑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처럼 보인다"며 "과거 이창호 9단이 등장했을 때가 생각날 정도다. 처음 봤을 땐 분명히 이상한데, 보면 볼수록 괜찮고 끝내 승리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알파고는 새로운 수를 두면서도 바둑을 이기고 있다. 이게 참 크다. 단점도 안 보인다"며 "바둑기사들 모두 알파고가 상상 이상으로 강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정상급'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다혜 4단은 이세돌 9단에게 여전히 희망을 걸고 있다. "이세돌 9단은 위기에 강한 남자다. 정신력 하나 만큼은 국내 최고이며 지금껏 숱한 위기를 극복해 왔다. 5대 0이라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SBS의 2국 생중계에 출연한 김효정 전 프로바둑기사회장은 "충격에 사로잡혀 말이 잘 안 나온다. 1국보다 더 충격적"이라며 "1국 끝났을 때는 상대를 알았으니 이길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오늘 보고 나서는 절망적이다. 이기는 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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