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미스터 블랙 주연배우들 (사진= MBC 제공)
'태양의 후예가 뭐길래~'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무슨 말을 해도 '기승전태후'다.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말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고 화려하게 막을 올려야 할 잔칫날에 경쟁작 인기가 재를 뿌린 격이다. 대체 무슨 일일까.
사연은 이렇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MBC 새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극본 문희정·연출 한희 김성욱, 이하 '굿미블')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한희 PD와 배우 이진욱, 문채원, 김강우, 유인영, 송재림 등이 참석해 드라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황미나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친구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은 남자의 복수와 사랑을 그렸다. 원작이 차지원(블랙, 이진욱 분)과 김스완(문채원 분)의 로맨스에 집중했다면, 드라마는 그보다 앞서 차지원이 어떻게 배신을 당하고 복수를 꿈꾸게 됐는지를 추가한다.
◇ '태양의 후예' 비교에 주연·연출진 "성격 다른 드라마"이날 초미의 관심사는 굿미블의 스토리도 연출·구성도 아니다. 바로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경쟁한다는 것이다. 태양의 후예는 첫 방송 후부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며 '태후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가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굿미블을 향한 궁금증보다 경쟁작 '태양의 후예'에 맞서 수목극 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의 여부에 대한 더 관심이 쏠렸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한희 감독은 '태양의 후예'와의 경쟁에 대해 "우리와의 경쟁에서 (태양의 후예가)양보해줬으면 좋겠다"며 "우리 드라마도 100% 사전제작은 아니지만 4회까지 촬영을 마쳤다. 어느 정도 촬영을 해놨기 때문에 여유가 있는 상태고, 또 한 땀 한 땀 장인의 정신으로 찍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 감독은 "복수와 멜로 두 가지 구조를 가지고 있는 드라마다. 드라마 초반에는 태국을 배경으로 액션이 많이 나오지만 액션이 전부는 아니다. 사람들 간의 관계에 대해 집중했다. 사람이 거역할 수 없는 큰 운명을 만났을 때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했고 그런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좌) 문채원 (우) 이진욱 (사진= MBC 제공)
주연 배우들 역시 경쟁작 '태양의 후예'를 의식하고 있었다.
이진욱은 "촬영하며 잠깐씩 본 적이 있다. 경쟁 심리보다는 우리만의 장점과 색깔을 살려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문채원 역시 "모든 편을 다 본 적 없고 세트장에 TV가 있어서 잠깐씩 봤다. (송)중기 오빠와 전 작품에서 만났기 때문에 친분이 있어 응원하는 마음"이라고 운을 뗀 뒤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서로 다르니 우리 드라마의 매력에 빠질 시청자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족 시켜드리려는 마음으로 찍을 것" 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 수목극 속 겹치는 군인 캐릭터, 의미는 달라드라마가 주목받는 건 수목극 경쟁 때문만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군인 신분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남자 주인공 2명이 해군 출신이다. 반대로 경쟁작 태양의 후예는 육군 신분의 남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를 두고 이진욱은 "우리는 군인에 대해 다루는 드라마는 아니다. 나는 전직 군인이다. 군인의 면모는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굳이 따지자면 "전 해군, 송중기 씨는 육군"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