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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의 '쎈돌', 인간승리 비결은 끊임없는 '무한 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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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념의 '쎈돌', 인간승리 비결은 끊임없는 '무한 복기'

    이세돌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15일 최종국 불계패를 끝으로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의 5연전이 막을 내린 가운데 이세돌(33) 9단의 물러서지 않는 집념이 세간의 찬사를 받고 있다.

    앞서 3차례 대국에서 내리 패배해 궁지에 몰렸다가 4국에서 깜짝 승리를 거둔 비결도 집념을 앞세운 '무한 복기'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복기'란 대국이 마친 뒤 승자와 패자가 나란히 앉아 앞서 자신들이 둔 착수와 행마 등을 분석하는 것으로, 경기 규칙에는 빠져있으나 거의 모든 경기 후에 이뤄진다.

    바둑계에서는 이를 '미덕'으로 표현한다.

    이 9단과 유년시절부터 함께 바둑을 공부해온 한종진(37) 9단은 이날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취재진을 만나 지난 12일 오후 3국을 마친 이 9단의 숙소를 찾아 복기를 도왔다고 밝혔다.

    한 9단은 "원래는 혼자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 같아 위로를 해주려고 간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 9단은 거듭 패인 분석에만 열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3국 복기를 마친 뒤엔 다시 1국과 2국을 복기를 되풀이했다"며 "저녁 식사까지 이 9단의 아내가 시켜준 룸서비스로 해결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 9단은 다음 날 열린 4국에서 알파고에 통한의 1승을 거두며 설욕에 성공했다.

    이 9단의 끈기와 집념은 유년시절부터 익히 알려져 왔다.

    이 9단은 지난 2001년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에서 당시 완벽한 수읽기로 '바둑의 신'으로 불리던 이창호 9단에게 2연승하고도 3연패해 쓴맛을 맛봤다.

    대부분의 기사라면 혼란과 좌절을 느끼고 슬럼프에 빠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으나 스무살의 이세돌 3단은 달랐다.

    2년 뒤 같은 대회 결승에서 또다시 만난 이창호 9단에게 도전해 진검승부 끝에 3승 1패를 거두고 바둑계 세대교체를 전 세계에 공표한 것.

    비록 패했지만 알파고와의 최종국에서도 이 9단의 끈기와 집념은 빛을 발했다.

    경기가 시작된 지 4시간 30분이 넘어가고, 전문가들이 대부분 이 9단의 패배를 확신하고 있을 때도 그는 흑돌을 계속 집었다.

    현장 중계를 맡은 김성룡 9단은 "프로들은 이미 이 9단이 졌다는 걸 안다"며 "그럼에도 계속한다는 것은 계산기와 끝까지 해보겠다는 걸 뜻한다"고 밝혔다.

    한종진 9단은 "이 9단은 승부에 대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늘 한결같이 강했다"며 "다른 사람들은 '참는다'고 표현하겠지만 그는 매 순간 '도전'해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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