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범준 2집
밴드 버스커버스커 출신 장범준은 역시 '봄의 남자'다. 음악 팬들은 올 봄에도 어김없이 장범준 음악에 푹 빠졌다.
장범준은 약 1년 7개월 만에 발표한 솔로 2집으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 중이다. 지난 25일 공개된 '장범준 2집' 수록곡 '사랑에 빠졌죠(당신만이)'는 공개 당일 멜론, 네이버뮤직, 벅스 등 3개 음원차트, 더블 타이틀곡인 '빗속으로'는 엠넷, 소리바다, 몽키3, 올레, 지니 등 5개 음원차트에서 실시간 1위에 올랐다.
공개 당일 주요 차트 1위가 모두 장범준이었고, 최상위권을 독식하던 '태양의 후예' OST의 아성을 깬 것도 장범준이었다. 이후 블락비, 비투비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이 잠시 1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현재 1위(29일 오후 멜론 기준)는 다시 장범준의 것이다.
온라인에서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반응은 뜨거웠다. 1만 장 한정판으로 발매된 '장범준 2집'은 일찌감치 동이 났다. 발매 당일 오프라인 매장 앞에는 앨범을 구매하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고 한다. 서울콘서트 티켓도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는데, '무한도전'에 등장한 이후 공연 문의가 쇄도하면서 1회 공연이 추가됐다.
'봄의 남자'다운 행보다. 장범준의 자작곡이자 지난 2012년 발표된 버스커버스커 1집 수록곡 '벚꽃엔딩'은 매년 봄마다 음원 차트에 재진입한다. 대표적인 '봄캐럴'이다. 엠넷닷컴이 지난해 9주년을 맞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벚꽃엔딩'은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건수가 가장 많은 곡이었다. '벚꽃연금'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장범준(자료사진)
대중음악평론가 강태규 씨는 "'벚꽃엔딩'은 주요 음악 소비층인 10,20대를 넘어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곡"이라면서 "매년 봄마다 차트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만큼 곡에 대한 강력한 팬덤이 형성된 상태로, 앞으로도 대표적인 봄 시즌송으로 사랑받을 것"이라고 했다.
매년 봄이 되면 생각나는 장범준. 때마침 그가 봄에 새 앨범을 냈으니 반응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장범준의 목소리는 전달력이 좋아 귀에 잘 꽂힌다"며 "무엇보다 목소리에 희소성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장범준은 영리한 가수이기도 하다. 그동안 방송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그는 이번 앨범을 내면서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무한도전'에 출연했다. 짧지만 임팩트는 강했다. 팬들은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얼굴을 비친 그를 반갑게 맞이했고, 뜨거운 호응을 보냈다. 이로 인해 장범준의 존재를 잊고 있던 이들도 다시 그의 음악을 찾아 들었다.
스토리텔링 전략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장범준 2집'은 박수봉 작가의 웹툰 '금세 사랑에 빠지는'과 함께 제작됐다. 앨범에는 2장의 CD와 424페이지 분량의 웹툰이 함께 담겼다. 이야기가 있는 음악. 앨범의 감성은 더욱 짙어졌고, 희소가치 역시 높아졌다. 음악 팬들이 올 봄에도 어김없이 장범준 음악에 빠진 데는 다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