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오리온 조 잭슨(사진 왼쪽)과 국제업무를 담당하는 한기윤씨 (사진=박세운 기자)
이승현이 챔피언결정전 MVP를 받는 순간 조 잭슨의 표정이 조금은 굳어졌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이력서에 MVP 경력 한 줄 넣으면 좋을 것 같다"며 웃었던 조 잭슨. MVP 트로피를 받지는 못했지만 그는 팬들이 인정한 가장 가치있는 선수였다.
조 잭슨은 29일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전주 KCC와의 6차전에서 26점 10어시스트를 올리며 오리온의 120-86 대승을 이끌었다. 오리온은 최종 전적 4승2패로 14년 만의 우승을 달성했다.
조 잭슨은 경기 후 "아침에 일어날 때 느낌이 좋았다. 팀 동료들은 어땠는지 모르겠는데 점수차를 크게 벌리고 나가기를 원했다. 다들 집중해서 그게 가능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MVP를 놓친 아쉬움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 특별한 감정은 없다. 이승현의 수상을 축하한다. 한국에 왔을 때 나의 목표는 우승이었다"고 답했다.
MVP 발표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는 이야기를 전하자 잭슨은 결코 부인하지 않았다. 대신 팬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들고 "팬 투표에 의하면 결과는 내가 받은 것 아니냐"며 웃었다.
종이에는 'MVP JACKSON'이라고 적혀 있었다.
잭슨이 챔피언결정전 MVP를 받아도 무방했다. 자격이 충분했다. 잭슨은 6경기에서 평균 23.0점, 7.0어시스트, 3.8리바운드, 야투성공률 53.9%를 올리며 오리온의 공격을 이끌었다.
추일승 감독은 외국인선수 1명이 뛰는 4쿼터 승부처에서 애런 헤인즈보다 잭슨을 중용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리그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잭슨은 어느덧 오리온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