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네' 두산 민병헌이 1일 삼성과 올 시즌 공식 개막전에서 8회 쐐기 1점 우월 홈런을 날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대구=황진환 기자)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두산의 공식 개막전이 열린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경기 전 두산 외야수 민병헌은 라이온즈파크 첫 공식 경기에 대해 짐짓 걱정을 드러냈다.
라이온즈파크 구장의 특성 때문이었다. 민병헌은 "여기는 외야가 뻥 뚫려 있어서 타석에서 집중력이 좀 흐트러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라이온즈파크는 전광판이 설치된 우중간 관중석 쪽과 달리 중간부터 왼쪽까지는 얕아서 뒤로 산이 보인다.
민병헌은 "사실 잠실 등 외야까지 막힌 경기장에서는 타석에서 집중할 수 있지만 트인 구장은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난해 KIA의 홈인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는 타율이 1할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민병헌은 라이온즈파크에서 홈런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최초의 팔각 그라운드라 타원형인 다른 구장에 비해 직선으로 뻗은 좌, 우중간 쪽이 상대적으로 홈에서부터 거리가 짧다. 대구시민구장보다 5m 정도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민병헌의 경기 초반은 좋지 않았다. 1회 첫 타석에서 삼성 선발 차우찬에게 볼넷을 골라냈지만 이후 두 타석에서 침묵했다. 3회 선두 타자로 나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민병헌은 5회 1사에서도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하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힘을 냈다. 8회 1사에서 민병헌은 상대 불펜 권오준의 2구째 시속 140km 바깥쪽 직구를 통타했다. 우중간 담장을 넘긴 비거리 100m 솔로포였다.
특히 4-1로 앞선 상황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은 결정적인 한방이었다. 앞서 3회 양의지의 라이온즈파크 개장 1호 홈런(2점)을 더한 두산은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6이닝 1실점 역투까지 5-1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민병헌은 "올 시즌 첫 안타가 홈런이라 기분이 좋다"면서 "올 시즌이 잘 풀릴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잠실이었다면 잡혔을 것이지만 라이온즈파크 덕을 좀 봤다"고 웃으면서도 "하지만 잠실이나 라이온즈파크에 맞게 타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