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석환 (자료사진/LG 트윈스 제공)
개막전부터 4시간40분이 넘는 대혈투가 펼쳐질 줄은 몰랐다. 그래도 LG 트윈스가 느낀 피로는 덜 하다. 홈 팬들과 나눈 2016시즌 첫 승의 감격이 너무나 짜릿했기 때문이다.
LG는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에서 4-4로 팽팽하던 연장 12회말 1사 2루에서 대타 양석환의 끝내기 적시타에 힘입어 한화 이글스를 5-4로 눌렀다.
시즌 첫 경기가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치열한 승부였다. 양팀은 마치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 1승이 절박한 팀들처럼 싸웠다. 때로는 실수도 있었지만 경기장을 가득 메운 2만6천명의 양팀 팬들이 스릴을 느끼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대타로 나선 양석환이 때린 타구가 좌측 담장 깊숙한 곳으로 향하자 자정이 다 된 늦은 시간까지 야구장을 지킨 LG 팬들이 일제히 기립했다. 한화 좌익수 최진행이 끝까지 타구를 쫓아갔지만 공을 잡지 못했고 2루주자 김용의가 홈을 밟았다.
길었던 0의 행진이 끝나고 승부가 결정된 순간이었다.
개막전에서 나온 역대 두 번째 대타 끝내기 안타였다. 양석환 개인에게는 프로 데뷔 첫 끝내기 안타이기도 하다.
양석환은 "9년 만의 홈 개막전에서 이겨 너무 기분이 좋다. 많은 팬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팀은 4회까지 4점씩 주고받았다. 이후 LG의 연장전 12회말 마지막 공격이 펼쳐지기 전까지 0의 행진을 계속 했다. 투수 교체와 대타, 대주자 투입이 요소요소 이뤄지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LG 선발 소사는 초반 실점 이후 3회부터 자기 리듬을 되찾았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6회부터 불펜 필승조를 투입했다. 권혁이 2이닝을 막았고 84억원의 FA 계약을 맺고 영입한 정우람이 10회까지 3이닝을 버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