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눈은 피했다. 하지만 카메라와 팬들의 눈은 피할 수 없었다. 영웅에서 다시 악동으로 전락한 루이스 수아레스(FC바르셀로나)다.
6일(한국시간) 열린 FC바르셀로나-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바르셀로나는 페르난도 토레스(마드리드)의 퇴장 이후 수적 우세를 점했고, 후반 수아레스의 연속 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 때까지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를 구한 영웅이었다.
하지만 이내 수아레스가 마드리드 수비수 후안프란을 걷어찬 사실이 드러났다. 0-1로 뒤진 전반 34분이었다. 후안프란은 수아레스에 앞서 공을 걷어냈다. 그 때 왼발을 뻗었던 수아레스가 느닷 없이 뒤에 오른발로 발을 바꿔 후안프란을 걷어찼다. 고의적인 행동이었다. 수아레스는 자신의 잘못을 인지했는지 곧바로 후안프란을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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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레스의 발차기 장면. 첫 캡처 화면에서 왼발로 공을 저지하다가 두 번째 화면에서는 오른발로 후안프란을 걷어차는 모습이 나온다. (BT 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더선에 따르면 BT 스포츠 해설위원 리오 퍼디낸드도 "이성을 잃었다. 발로 차지 않았다면 그런 행동(껴안고 사과)을 했을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주심의 눈은 공을 쫓느라 수아레스의 발차기를 보지 못했다. 더선은 "주심은 공이 클리어되는 것을 보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리플레이는 바르셀로나 스트라이커가 그라운드 위에 남은 것이 행운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결국 수아레스는 1-1로 맞선 후반 25분 필리페 루이스의 얼굴을 왼손으로 가격하면서 경고를 받았다. 만약 후안프란을 걷어찬 장면에서 경고, 혹은 레드카드를 받았다면 바르셀로나의 역전은 없었다.
퇴장을 피하고 경기도 승리했지만, 사후 징계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폭스스포츠는 "경기에서 레드카드는 피했지만, 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UEFA는 사후 판독으로 위험하고, 폭력적인 플레이로 판단되면 징계를 줄 수 있다"면서 "만약 주심이 바로 레드카드를 꺼냈다면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는다. 이번 징계도 그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수는 있다. 수아레스의 기행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네덜란드 아약스 시절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상대를 깨물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에서는 카메라에 대고 손가락 욕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