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윤성환이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선발 등판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할 말도 없고 해줄 말도 없고"
류중일 삼성 감독은 평소보다 조심스러워 하는 느낌이었다. 구단 관계자들은 신중했다. 취재진은 평소 이상으로 많았다.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가 열린 6일 수원 kt위즈파크의 삼성 덕아웃은 경기 전부터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해외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의 윤성환이 선발 등판하기로 예고된 경기였기 때문이다.
취재진의 질문에 류중일 감독도 입을 열었다. 신중한 자세로 "(윤성환이 1군에 합류한) 지난 일요일에 내 방으로 불러 잘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수사는 진행되고 있고, 본인이 열심히 하고 잘 던져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류중일 감독은 불펜투수 안지만의 등판도 예고했다.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하겠지만 컨디션 점검차 올라갈 수도 있다. 시즌 초반에는 마무리가 등판할 기회가 없어 컨디션 점검을 위해 등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윤성환은 안지만과 더불어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계속된 수사에도 혐의가 입증되지 않고 있고 최근 참고인 중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삼성은 개막 직후 둘을 1군에 합류시키기로 결정했다.
혐의를 받고있는 것 만으로도 냉혹해진 팬들의 시선을 감당해야 하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kt의 1회말 공격, 삼성 윤성환이 마운드에 오를 때 삼성이 우려했던 것처럼 야유가 나오지는 않았다. 수원 팬들은 kt 선수들을 응원하는데 집중했다. 관중이 많지도 않았다. 총 3,977명이 관중 만이 야구장을 찾았다.
6개월 만에 다시 1군 마운드에 오른 윤성환은 팬들의 야유라는 외부 변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느낀 심리적 압박감은 상당했을 것이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윤성환은 2회 2사 1,2루에서 문상철과 박기혁에게 연속 적시타를 얻어맞고 3실점 했다. 6회에는 박경수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6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kt는 시범경기에서 윤성환의 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류중일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류중일 감독은 "보고서만 봤다. 스피드와 제구는 거의 작년 수준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성환의 주무기인 커브는 변함없이 날카로웠다. 그러나 평소 시속 140km 초중반에 형성됐던 직구 구속은 시속 130km대 후반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