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9일 정오를 앞두고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진풍경이 연출됐다.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 그리고 LA 에인절스의 최지만이 각자의 경기에서 동시에 타석에 들어선 것이다.
이대호는 삼진, 최지만은 범타로 물러났다. 그러나 한국인 타자 3인방의 동시 출전은 결코 허무하게 막을 내리지 않았다. 박병호가 올해 한국인 타자의 첫 번째 홈런이자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 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박병호는 이날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만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 8회초 공격에서 좌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박병호는 2-2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조아킴 소리아를 상대했다. 베테랑 불펜투수를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시속 127km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에 육박하는 초대형 홈런이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3경기, 9타수 만에 첫 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의 파워는 경기 초반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선두타자로 나선 2회초 박병호가 때린 타구가 가운데 담장 앞에서 중견수 로렌조 케인에게 잡혔다.
박병호는 4회초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6회초 공격은 다소 아쉬웠다. 1사 1,3루 득점권 기회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것.
그러나 박병호는 2-2로 팽팽하던 8회초 자신의 힘으로 승부의 균형을 깼다. 장타를 놓친 첫 타석에서의 아쉬움, 득점권 기회를 날린 아쉬움을 한꺼번에 날렸다.
박병호의 홈런은 결승타점으로 기록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캔자스시티가 8회말 2점을 뽑아 결국 4-3 역전승을 거뒀다.
박병호는 이날 3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1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22로 상승했다. 이제 9타수를 기록했을 뿐이지만 OPS(출루율+장타율)가 단숨에 0.973으로 뛰어올랐다는 점이 눈에 띈다. OPS가 1.000이 넘는 타자는 특급 타자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