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 추첨을 앞두고 국제축구연맹(FIFA)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낙관했다. 박종민기자
다소 이른 예상이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눈은 분명 월드컵 본선을 향해 있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예상하지 못한 부진 이후 한국 축구는 빠르게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해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대한축구협회는 국내 지도자가 아닌 외국인 지도자를 최우선 후보로 꼽았고, 한 차례 선임 불발을 거쳐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최종 선임됐다.
슈틸리케 감독의 과제는 분명했다. 떨어질 대로 떨어진 한국 축구의 자존감 회복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이 슈틸리케 감독를 선임한 가장 큰 이유였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한국 축구는 말 그대로 드라마틱한 반전을 이뤘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18개월 뒤 태극전사들이 인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는 비록 결승에서 패했지만 깜짝 놀랄 만한 성과를 이뤘다”며 슈틸리케 감독 체제의 한국 축구대표팀의 반등을 소개했다.
FIFA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 추첨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한국시각) 슈틸리케 감독과 인터뷰를 공개했다. 최종예선의 상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의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분명 낙관하고 있었다.
한국 축구는 2차 예선에서 27골 무실점 전승으로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이 정도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20년간 이기지 못한 레바논을 원정에서 꺾었고, 쿠웨이트도 전통적으로 까다로운 상대였다. 1위를 기대했지만 이렇게 쉬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2015년의 성적만 놓고 봤을 때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 최근의 성적을 통해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슈틸리케 감독은 “모든 면에서 긍정적이다. 단순히 결과가 아니라 감독으로서 내 일에 만족하고 있다. 물론 통역을 거쳐야 하지만 선수, 코치들과 소통도 원활하다. 매우 기쁘다”고 한국에서의 생활에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2015년이 한국 축구와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분명한 도약대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아시안컵에서 유일한 아쉬움은 추가시간에 골을 내준 것이다. 그 점을 제외하고는 선수들의 경기력에서 불만스러운 모습을 찾기 어렵다. 월드컵에서 아쉬운 성적을 냈지만 결승까지 올랐다는 점은 분명 깜짝 놀랄 만한 결과“라고 기뻐했다.
다만 슈틸리케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이 안정적인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현 상황을 유일한 아쉬움으로 꼽았다. “일본은 해외에서 활약하는 거의 모든 선수가 출전 기회를 얻으며 국가대표팀에도 도움이 되고 있지만 우리 선수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분석한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년간 45명의 선수를 활용했다. 이제 실험은 끝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