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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EPL 신데렐라'들 지금 어디서 뭐할까?

    'EPL 신데렐라를 꿈꿨지만…' '노숙자 월드컵' 출신 베베(왼쪽), 늦은 나이에 주목 받은 리키 램버트(가운데), 스완지 시티 공격을 이끌었던 미구엘 미추(오른쪽). (사진=플리커 제공)

     

    레스터 시티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목전에 뒀다. 33라운드까지 레스터 시티는 2위 토트넘 핫스퍼에 승점 7점이나 앞선 72점으로 1위에 올라있다.

    2014-2015시즌 승점 41점 밖에 챙기지 못하며 14위로 마감했던 레스터 시티는 1년만에 전혀 다른 팀으로 탈바꿈해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런 레스터 시티 돌풍의 중심에는 8부리그 출신 제이미 바디(29·잉글랜드)가 있다.

    바디는 리그에서만 21골을 기록하며 해리 케인(23·토트넘)에 이어 EPL 득점 2위에 올라있다. 득점 뿐만 아니라 6어시스트도 곁들이며 공격포인트 27개로 팀 동료 리야드 마레즈(25)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제대로 된 유소년 교육도 받지 못하고, 8부리그 출신으로 공장을 다니며 축구를 했던 바디는 현재 EPL에서 가장 핫(hot)한 선수로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바디 이전에도 EPL 무대에서 '신데렐라'를 꿈꿨던 선수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 바디 만큼의 큰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하나둘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 '노숙자 월드컵' 출신 베베, 맨유에서 사라지다

    2010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깜짝 영입을 발표했다. 바로 '노숙자 월드컵' 출신 선수 베베(26·포르투갈)를 750만 파운드(당시 약 130억원)로 영입한 것.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수석코치 카를로스 케이로스의 말만 믿고 베베의 경기를 단 한 번도 보지 않은 채 영입을 추진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베베의 맨유 입단은 축구계에 큰 화제였다. 무명에 가까운 선수를 적지 않은 금액으로 영입한 퍼거슨 감독의 선택에 모든 관심이 집중됐다. 이 때까지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 박지성(35·은퇴) 등을 영입해 세계적인 선수로 키워냈던 퍼거슨 감독의 눈을 의심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신데렐라'의 탄생이라 생각했던 베베는 빅클럽에 어울리지 않았다. 이적 후 4년간 맨유에서 총 7경기에 출전해 2골에 그쳤다. 리그에서는 단 2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장점인 빠른 발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부분이 없었다. 베베는 경험을 더 쌓기 위해 임대 생활을 전전했지만, 맨유에 그가 다시 돌아갈 자리는 없었다. 결국 베베는 2014년 맨유 생활을 청산하고 벤피카로 이적해 잉글랜드 무대를 쓸쓸히 떠났다.

    ◇ 늦깎이 우등생 램버트, 리버풀에서 실패를 맛보다

    리키 램버트(35·잉글랜드)는 블랙풀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메이클즈필드 타운, 스톡포트 카운티 등 주로 하부리그를 전전하던 선수였다.

    그런 램버트가 사우스햄튼 입단과 동시에 엄청난 활약을 선보이며 팀을 프리미어리그까지 진출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다. 첫 EPL 시즌인 2012-2013시즌에 리그 전경기에 출장해 15골을 기록,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다음 시즌 개막을 앞두고 31세라는 늦은 나이에 잉글랜드 대표팀에 승선하는 기쁨도 누렸다.

    2013-2014시즌에도 37경기 출장 14골을 몰아넣으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램버트는 리버풀과 400만 파운드(당시 약 68억원)에 계약을 맺고 꿈에 그리던 빅클럽에 들어갔다.

    하지만 리버풀에서의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큰 키를 이용한 제공권 장악과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줬던 램버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램버트는 리그 25경기(교체 18경기) 출전해 2골 2도움만을 기록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당시 영국 언론이 선정한 2014-2015시즌 최악의 영입 9위에 오르며 체면을 구겼다.

    리버풀은 램버트의 대체자로 대니 잉스, 크리스티앙 벤테케 등을 영입하며 공격진을 강화했다. 결국 설 자리를 잃은 램버트는 2015-2016시즌 개막을 앞두고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으로 팀을 옮겼다.

    ◇ 누구보다 화려했던 미추의 2012-2013시즌

    미구엘 미추(스페인)는 스완지 시티에서 기성용과 발을 맞추며 국내 팬들에게 굉장히 친숙한 선수다. 그러나 이전까지는 그저그런 선수로 큰 조명을 받지 못했었다.

    2003년 스페인 레알 오비에도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미추는 2007년까지 100경기 13골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이후 셀타 비고와 라요 바예카노를 거쳐 2012-2013시즌 스완지 입단과 동시에 잉글랜드 무대로 건너왔다.

    EPL 데뷔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일약 스타에 오른 미추는 시즌 종료까지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결국 18골 3어시스트라는 뛰어난 성적표를 받아들고 빅클럽들의 영입리스트에 올랐다.

    스페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미추는 2013년 10월 벨로루시와 경기에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밟는 경사도 누렸다.

    그러나 미추는 EPL 무대 2년차 징크스를 겪으며 부진에 빠졌다. 설상가상 시즌 중반 발목 부상을 입어 시즌 아웃됐다. 그 사이 감독 교체와 더불어 윌프레드 보니(28·맨체스터 시티)가 활약하면서 미추의 입지가 좁아졌다.

    2014-2015시즌을 앞두고 나폴리로 임대를 떠나며 반전을 꾀했지만, 단 3경기 출장에 그치며 또 한 번 실패를 맛봤다. 스완지 복귀 후에도 자리를 잡지 못한 미추는 결국 지난해 11월 스완지와 계약을 해지하고 스페인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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