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보이' 이대호(34 · 시애틀)가 끝내기 홈런의 영웅이 됐다.
이대호는 14일(한국 시각) 미국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텍사스와 홈 경기에서 2-2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1루에서 대타로 나와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팀의 5연패와 경기를 4-2로 끝내는 통렬한 아치였다.
지난 9일 오클랜드전 이후 두 번째 홈런이다. 올 시즌 3안타 중 2안타가 홈런이다. 시즌 타율 2할3푼1리(21타수 3안타)가 됐다.
특히 한국인 타자로는 최초로 연장 끝내기 홈런을 때려냈다. 정규이닝까지 포함하면 세 번째다. 첫 타자는 최희섭(은퇴)으로 LA 다저스에서 뛰던 2005년 6월11일 미네소타전에서 5-5로 맞선 9회말 끝내기 1점 홈런을 날렸다.
두 번째는 이대호의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텍사스)였다. 추신수는 지난 2011년 8월 24일 클리블랜드 시절 시애틀전에서 4-5로 뒤진 9회말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그러나 연장 끝내기포는 이대호가 처음이다.
극적인 한방이었다. 이날 이대호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상대 선발이 우완 A.J. 그리핀인 까닭에 좌타자 애덤 린드가 1루수로 출전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이대호의 해결사 능력이 빛을 발했다. 동점이던 연장 10회말 2사 1루. 텍사스 좌완 불펜 제이크 디크먼을 상대로 시애틀은 린드를 빼고 이대호를 타석에 세웠다.
그리고 이대호는 기대에 부응했다. 2스트라이크로 볼카운트가 밀렸지만 침착하게 시속 156km 투심 패스트볼이 오자 기다렸다는 듯 힘차게 방망이를 돌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홈런을 확신한 이대호는 주먹을 불끈 쥐며 그라운드를 돌았고,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시애틀 동료들의 축하 속에 홈을 밟았다. 빅 보이의 화끈한 끝내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