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의 홈런, 박병호의 홈런, 벅스턴의 3루타, 이것이 바로 트윈스의 야구다'
한 미네소타 트윈스 팬의 트윗이다.
미네소타 팬들의 SNS 타임라인은 하루종일 시끌시끌했다. 기쁨과 희망의 메시지가 넘쳤다. 미겔 사노가 시즌 첫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박병호와 바이런 벅스턴까지 장타 행렬에 동참하자 미네소타 팬들에게는 축제의 장이 열렸다.
미네소타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의 타겟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 경기에서 7-4로 이겼다. 7회초를 앞두고 굵어진 빗줄기 탓에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됐다.
기분좋은 승리다. 일단 개막 9연패 뒤 4연승이다. 이유는 또 있다. 미네소타가 올 시즌 기대하고 있는 타자 3인방이 나란히 폭발했기 때문이다.
사노는 올해 40타수 만에 첫 대포를 쏘아올렸다. 박병호는 시즌 3호 홈런에 멀티히트까지 달성했다. 바이런 벅스턴은 호쾌한 3루타를 때려 자신의 재능을 팬들에게 알렸다.
사노와 벅스턴은 미네소타가 구단의 운명을 걸고있는 유망주, 박병호는 2016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영입한 아시아 스타 출신의 기대주다.
미네소타의 2016시즌은 이들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기대만큼 불안감도 적잖은 선수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미네소타의 유망주와 기대주가 한꺼번에 활약한 날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지금 미네소타 팬들은 희망을 이야기한다.
사노는 지난해 80경기만 뛰고도 18홈런, 5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5를 기록한 거포다. 그의 파워는 '진짜'다. 일부 전문가들은 사노가 올해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을 다툴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견수 바이런 벅스턴은 2016시즌 개막을 앞두고 LA 다저스의 유격수 코리 시거와 함께 유망주 부문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한 선수다. 외야 유망주 부문에서는 단연 랭킹 1위다.
박병호는 4회말 솔로홈런을 때렸다. 경쾌한 스윙에 정확한 임팩트로 타구를 오른쪽 담장 밖으로 날렸다. 다음 타석 때 안타를 기록해 3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국내 야구 팬들은 박병호의 홈런에 열광했지만 냉정히 말해 미네소타 현지 팬들은 사노의 시즌 첫 홈런에 더 열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난 시즌에 보여준 잠재력이 있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
박병호도 서서히 자신의 능력을 빅리그에 과시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빠르게 적응해가는 모습이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6경기에서 타율 .143, 장타율 0.286, 1홈런, 2득점, 1타점에 머물렀다. 21타수에서 볼넷 2개를 얻는동안 삼진 12개를 당했다.
최근 5경기는 다르다. 박병호는 18타수 5안타(타율 0.278)을 기록했는데 5개 안타 중 홈런이 2개, 2루타가 2개다. 장타율이 무려 0.722다. 또 볼넷 2개와 삼진 3개를 나란히 기록했다.
박병호는 이날 3호 홈런의 타구를 오른쪽 담장 너머로 보냈다. 6회에 나온 안타 역시 박병호가 잡아당길 것이라 생각하고 극단적인 시프트를 가동한 밀워키의 허르 찌르는 우전안타였다. 박병호는 KBO리그 시절 타구를 좌우 가리지 않고 보내는 타자로 유명했다.
박병호의 최근 기록과 이날 타격 내용은 그가 메이저리그 투수에 적응하면서 차분하게 자기 스윙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