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론 조심해' 20일(한국 시각) 밀워키 필승 불펜 손버그로부터 첫 피홈런과 실점을 안긴 미네소타 박병호.(자료사진=황진환 기자)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연속 경기 홈런을 터뜨린 'KBO산 거포' 박병호(30 · 미네소타). 20일(한국 시각) 미국 타깃 필드에서 열린 밀워키와 홈 경기에서 시즌 4호 홈런을 터뜨렸다.
전날 역시 밀워키와 홈 경기에서 시즌 3호 결승포까지 연이틀 아치를 그쳤다. 이 홈런으로 박병호는 팀내 홈런 1위를 질주했다.
특히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터진 한방이었다. 8회 1사에서 2-5로 끌려가던 팀에 추격의 동력을 안긴 아치였다. 이후 미네소타는 에두아르도 에스코바의 안타와 대타 에디 로사리오의 2점 홈런으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다만 미네소타는 9회 뼈아픈 연속 안타와 실책 등으로 5-6으로 졌다. 역전승 분위기였지만 9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9연패 뒤 연승 행진을 4경기에서 멈춰야 했다.
밀워키로서는 역전패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던 경기였다. 특히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역적이 될 뻔한 불펜 투수 타일러 손버그는 한숨을 쓸어내린 경기였다.
손버그는 이날 팀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7회 2사 1, 2루 위기에서 등판한 팀의 필승조였다. 올 시즌 손버그는 이전까지 5경기 무실점 행진 중이었다. 피안타율은 1할1푼8리에 불과했다. 4번 타자 미겔 사노를 삼진으로 잡아 이닝을 마친 손버그는 8회 5번 타자 오스왈도 아르시아까지 삼진으로 잡아내며 임무를 완수하는 듯했다.
하지만 박병호를 넘지 못했다. 손버그는 초구 커브 실투로 박병호에게 홈런을 맞았다. 시즌 첫 피홈런이자 첫 실점. 손버그는 흔들린 듯 안타와 동점포까지 허용하며 동점을 내줬다. 다행히 팀이 9회 1점을 내면서 손버그는 행운의 2승째를 올렸다.
경기 후 손버그는 한숨을 쓸어내렸다. 손버그는 "(8회 박병호와 로사리오 등을) 막았어야 했다"면서도 "그들에게 그런 점수를 내준 것은 한편으로는 좋은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액땜이었다는 뜻이다.
손버그는 "그 타자들을 익숙하게 알게 된 것은 정말 다행"이라면서 "앞으로 그들을 상대하는 게 더 용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에는 조심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빅리그 5시즌 통산 83경기 8승(4패) 평균자책점 3.23을 거둔 손버그에게 값진 교훈을 안긴 박병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