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수영국가대표 박태환(27)이 21일 '도핑파문' 이후 18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르기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간단한 인사를 하고 있다. 박태환은 25일부터 29일까지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리는 제88회 동아수영대회에 참가한다 (사진=노컷뉴스)
2016 리우올림픽 개막까지 정확히 100일을 남기고 운명의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선수가 있다. 바로 박태환(27)이다.
박태환은 25일부터 광주 남부대에서 개최되는 수영 경영 국가대표 2차 선발전 겸 제88회 동아수영대회에 출전한다.
박태환은 25일 자유형 1500m를 시작으로 26일 자유형 200m, 27일 자유형 400m 그리고 28일 자유형 100m 경기에 나선다. 2014년 11월 전국체전 이후 18개월만에 치르는 공식대회다.
박태환은 금지약물 양성반응과 국제수영연맹(FINA)의 18개월 자격 정지 징계로 인해 그동안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도핑 파문 이후 처음으로 나서는 대회다.
올림픽 출전의 실낱같은 희망이 걸려있는 중요한 대회이기도 하다.
박태환은 현재 국가대표 자격을 상실했다. 현행 규정상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도핑 양성반응을 보인 선수는 국제단체의 징계와 별개로 3년간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는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걸리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가 마련해놓은 로컬 규정은 이중 징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있다.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최근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개정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최근 판례를 보면 도핑과 관련한 로컬 단체의 이중 징계에 대한 소송은 선수 측이 승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박태환 측은 항소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현재까지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
그렇다면 박태환이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기록 뿐이다.
특히 리우올림픽 개막 100일 전인 27일 경기가 중요하다. 박태환의 주종목인 자유형 400m 경기가 열린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땄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예선 실격 해프닝을 이겨내고 은메달을 수확했다. 세계선수권 무대에서도 두 차례 정상에 섰던 종목이다.
박태환이 이번 대회에서 올 시즌 세계 상위권 기록을 내고 자신이 월드 클래스임을 증명한다면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여론의 힘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여론이 바뀌지 않는다고 해도 박태환의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도핑 파문으로 실추됐던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호주에서 훈련을 하다가 동아수영대회 출전을 위해 지난 21일 귀국한 박태환은 "(호주에) 한 6주 정도 갔다 온 것 같다. 준비를 잘한만큼 대회에서도 그냥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왔으니까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