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2012년 8월13일. 신태용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축하하기 위해 신라호텔을 찾았다. 선배인 홍명보 감독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신태용 감독은 "다음 올림픽 감독은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정말 힘들겠다"고 껄껄 웃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까지만 해도 그 자리는 이광종 감독의 몫이었다.
그런데 이광종 감독이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으면서 당시 국가대표팀 코치였던 신태용 감독이 2016년 리우 올림픽 대표팀을 맡게 됐다. 2015년 2월. "정말 힘들겠다"고 부담을 줬던 그 자리에 자신이 앉았다.
신태용 감독은 26일 "분명히 기억한다. 다음 감독이 참 힘들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게 내가 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면서 "(홍)명보 형이 한 만큼 후배들이 열심히 해서 한 번 더 축구팬과 국민들에게 희망을 선물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고민도 많았다. 만약 올림픽 진출에 실패할 경우에는 그동안 쌓아왔던 것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었다. 올림픽에 가서도 성적이 시원치 않을 경우에는 비난을 한 몸에 받는 자리가 바로 감독이다.
신태용 감독은 "리우행 티켓을 따지 못하면 감독으로서 인생이 끝이지 않을까 하는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 그래도 '한 번 해보자, 남자로서 이런 기회가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리우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분명 안 좋은 소리를 듣고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그게 운명이다. 잘 준비해서 런던 올림픽 만큼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태용 감독에게 올림픽은 두 번째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선수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당시 성적은 3무 조별리그 탈락. 하지만 그 경험이 리우에서는 분명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