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올림픽 축구에는 특별한 룰이 있다. 바로 와일드카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이라는 최고 권위 세계대회가 있는 만큼 올림픽에는 23세 이하 선수들만 출전하도록 제한했다. 대신 와일드카드 제도를 뒀다. 3명에 한해서는 나이 제한을 두지 않는 제도다. 당초 프로 출전 금지에서 조금씩 규정이 바뀌면서 지금과 같은 제도가 만들어졌다.
덕분에 와일드카드는 올림픽 축구의 볼거리가 됐다. 세계적인 스타가 올림픽에 나서면서 성적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 덕분에 올림픽에 나서는 국가들은 와일드카드를 놓고 고민을 거듭한다.
한국도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래저래 말도 많았던 박주영(서울)은 일본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골키퍼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은 최후방에서 수비진을 지휘했다. 김창수(전북)도 부상 전까지 조용히 수비진을 이끌었다. 와일드카드의 활약은 동메달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이처럼 와일드카드는 중요하다. 이제 100일도 남지 않은 2016년 리우 올림픽. 과연 신태용 감독은 와일드카드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을까.
일단 3장의 카드 중 1장은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으로 확정됐다.
◇남은 2장의 카드, 수비수 발탁 유력현재 올림픽 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은 수비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치른 22경기에서 12골을 내줬다. 약체를 상대로는 무실점 경기를 했지만, 일본, 호주, 콜롬비아 등을 상대로는 실점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올림픽 대표팀 수비수들이 소속팀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는 점이다. 흔히 말하는 실전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신태용 감독도 "수비 불안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신경을 쓰고 있다. 세계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수비가 강해야 한다"면서 "K리그 소속 선수들이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기존 주전 풀백들이 제 포지션을 소화하지 못하는 등 상당히 힘겨운 부분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2장의 와일드카드는 수비수 보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태용 감독도 "현 상황에서 밝히긴 어렵다"면서 "5~6명을 체크 중이다. 수비 쪽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정호.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가장 강력한 후보는 역시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실제로 역대 올림픽 와일드카드 1순위는 물론 공격수다. 하지만 그 다음은 중앙 수비 및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임생(이경춘으로 대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홍명보(강철로 대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유상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김정우이 그랬다. 런던에서는 김창수가 중앙과 측면을 오갔다.
마지막 카드는 측면 수비 보강에 쓸 가능성이 크다. 올림픽 대표팀 좌우 측면을 책임지고 있는 심상민(서울)과 이슬찬(전남)이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고 있기 때문. 심상민은 1경기도 나서지 못했고, 이슬찬도 3경기 출전이 고작이다.
◇이왕이면 멀티 플레이어
신태용 감독은 D-100 기자회견에서 '변칙'을 언급했다.
신태용 감독은 "기본적인 전술은 갖고 있지만 변칙적인 전술도 써볼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공격력을 극대화시켜 상대 골문을 여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최종예선 당시보다 변형된 전술을 써야 한다는 점도 느꼈다. 그렇게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변칙'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려면 역시 멀티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가 3~4일마다 열린다. 부상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멀티 플레이어는 필수 요건이다.
결국 마지막 세 번째 카드는 측면 수비수이자 멀티 플레이어라는 단서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