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하나는 통한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올해 4월 아메리칸리그 홈런과 장타율 1위를 기록하며 KBO산 홈런왕의 자존심을 확인한 미네소타 박병호.(자료사진=황진환 기자)
'KBO산 거포' 박병호(30 · 미네소타)가 메이저리그(MLB) 데뷔 시즌 첫 달을 마무리했다. 타율에서 아쉬움이 살짝 남지만 빅리그 적응기를 감안하면 장점인 힘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입증했다.
박병호는 현지 시각으로 4월 30일 미국 타깃 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 홈 경기에 5번 타자 1루수로 나와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1안타가 홈런이었다.
이날 박병호는 팀이 0-3으로 뒤진 4회 2사에서 우완 선발 조던 짐머맨을 상대로 좌중월 1점 홈런을 터뜨렸다. 가운데 몰린 시속 140km 슬라이더를 통타, 비거리 130m가 넘는 총알 아치를 그렸다.
특히 상대가 올 시즌 최고 투수 짐머맨이라 더 값졌다. 짐머맨은 전날까지 4승 무패 평균자책점(ERA) 0.35로 1위를 질주 중이었다. 이날도 7이닝 1실점, 쾌투로 5연승과 ERA 0.55로 양대 리그 전체 1위를 달렸다.
그런 짐머맨에게 뽑아낸 홈런이었다. 올 시즌 짐머맨의 첫 피홈런이었다. 볼카운트가 1볼-2스트라이크로 불리했음에도 가운데 몰린 공을 놓치지 않았다.
▲홈런 AL 전체 8위, 신인 1위
시즌 6호 홈런이다.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AL) 홈런 8위다. 1위(8개)인 조시 도널드슨(토론토), 로빈슨 카노(시애틀)보다 각각 6경기, 4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거둔 성적이다. 올해 3.16경기당 1홈런을 날린 박병호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선두권이다.
특히 AL 신인 중 홈런 1위다. 2위는 타일러 화이트(휴스턴)의 5개. 박병호는 장타율도 5할6푼1리로 1위다. 타율은 2할2푼7리로 낮지만 15안타 중 10개가 장타다. 홈런 6개, 2루타 4개다. 내셔널리그(NL)는 트레버 스토리(콜로라도)가 홈런(10개) 장타율(7할3푼2리) 1위다.
다만 박병호는 타점이 8개로 적은 게 2% 아쉽다. AL 신인 중 화이트(14개)에 이어 2위다. 그러나 화이트보다 3경기를 적게 출전했다. 출루율도 2할8푼8리로 낮아 장타율을 합한 OPS 역시 신인 중 2위(.848)다.
일단 힘 하나만큼은 인정받았다. 6개 홈런 비거리는 평균 비거리가 131.37m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4월30일 "4월의 지명타자는 박병호"라면서 "지난해까지 한국에서 2년 동안 105개의 홈런을 때린 박병호의 힘이 통하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제 남은 시즌은 정교함과 클러치 능력이다. 박병호는 희생타가 1개 있었으나 득점권에서는 여전히 타율 0할(15타수 무안타)이다. 박병호 역시 "남은 기간 타점을 더 올리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시즌은 5달이나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