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주성하 기자 페이스북 화면 캡처)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출신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가 "'임을 위한 행진곡'은 허락 없이 부르면 북한에서도 잡혀간다"며 이 노래가 '종북 가요'라는 주장을 비판했다.
주 기자는 17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김일성대에서 배웠다. 1994년 초 대학에 온 전대협 방문단 환영할 때 부르라며 정치 강연회 시간에 학생들에게 가르쳐주었다. 그땐 제목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배운 첫 한국 노래다"라고 밝혔다.
그는 "1991년에 나온 북한 영화 '임을 위한 교향시'에서 배경음악으로 가사를 빼고 곡만 사용됐다고 하는데, 그 영화를 두 번씩이나 보았지만 정작 대학에서 노래를 배울 때 영화에 나왔던 노래인 줄 전혀 몰랐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화 배경 곡까지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김일성대 학생들에게만 가르쳐주었을 뿐 이 노래는 북한 사회에 퍼지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노래를 배울 땐 남조선 투쟁가요라고 알았을 뿐이다. 그런데 남조선에 와보니 이번엔 북한을 찬양하는 종북 가요라고 한다. 종북 가요면 북한에 널리 퍼져야 할 텐데 전혀 아니다. 이 노래 허락 없이 부르면 북한에서도 잡혀가 정치범이 된다"고 적었다.
주 기자는 "노래의 '임'이 김일성이라는 말도 나오는데 세상 별 소재를 다 가져다 김일성 찬양하는 것이라고 사기로 둔갑시키고 자랑하고 선전하는 북한도 이 노래가 김일성을 흠모한다고 말하진 않는다"며 "제창곡으로 하든, 기념곡으로 하든 그건 내가 참견하고 싶진 않지만, 논란을 보면 참 웃긴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노래를 북한과 연결시키는 짓질한 짓거리는 그만하라"며 "지금은 21세기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종북 가요도 김일성 찬양 가요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