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는 다시 한 번 프리킥 상황에서 기막힌 슈팅으로 결승골을 꽂아 넣으며 전북의 2년 연속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을 이끌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클래식의 ‘1강’이라는 평가를 뛰어넘어 K리그의 ‘리딩 클럽’이라는 자랑스러운 평가를 받았던 전북 현대. 지방 연고 구단의 한계를 뛰어넘어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전북은 최근 10년 동안 무서운 성장을 거듭하며 K리그를 대표하는 축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부산지검 외사부(김도형 부장검사)가 전북 소속 스카우트 C씨를 우호적인 판정을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두 명의 심판에 뒷돈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히면서 전북의 ‘공든 탑’은 와르르 무너졌다.
자타공인 ‘K리그 리딩 클럽’으로 평가됐던 전북이라는 점에서 충격은 지난 경남FC의 사례보다 컸다. 전북 스카우트 C씨가 두 명의 심판에 건넨 돈은 총 500만원. 100만원씩 총 5차례에 걸쳐 전달됐다. C씨에게 돈을 받은 두 명의 심판은 이미 경남에 뒷돈을 받은 혐의로 K리그에서 퇴출된 4명 중 일부다.
수천만 원의 금품이 전달된 경남의 사례에 비하면 액수는 적었지만 금액의 차이가 잘못의 차이가 될 수는 없었다. 최근 K리그 클래식을 2연패하는 등 K리그 최고 수준의 전력을 자랑하는 ‘챔피언’마저 ‘검은 돈’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전북 팬을 포함한 국내 축구팬의 배신감과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이 때문에 전북의 ‘심판 매수’와 관련된 C씨는 물론, 전북에도 과거 경남의 징계 이상의 강력한 징계가 주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과거 이탈리아 세리에A의 승부조작 사건에서 2부리그 강등과 승점 9점 삭감의 중징계를 받은 유벤투스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것.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조만간 상벌위원회를 열어 C씨와 전북에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레오나르도는 멜버른 빅토리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 2차전에서 홀로 전북이 얻은 3골을 꽂아 넣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폭풍’ 지나간 전주성, 승리의 ‘오오렐레’는 계속됐다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멜버른 빅토리와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앞두고 만난 전북 관계자는 “C씨는 2002년 구단에 입사했다. 연봉만 1억원이 넘고, 작년 같은 경우는 1억7~8000만원은 가져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씨가 두 명의 심판에 500만원을 건넬 충분한 재정적 능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개인의 일이지만 구단에서도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면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아 고민이 크다”고 재차 구단의 개입이 아닌 C씨의 단독 문제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시아 챔피언’을 목표로 하는 전북은 ‘심판 매수’ 사태가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최소한의 영향을 끼칠 수 있게 하려는 모습이었다. 모기업에서도 ‘심판 매수’로 인한 구단의 이미지 추락을 최소화하라는 별도의 주문도 있었던 만큼 이날 경기의 승리가 더욱 절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