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밀은 없다'에 출연한 배우 손예진과 김주혁. (사진='비밀은 없다' 스틸컷)
배우 손예진과 김주혁이 8년 만에 부부로 만났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렸다면 이번에는 보다 진지한 스릴러 커플이다.
손예진은 신예 정치인의 아내 연홍 역을, 김주혁은 국회입성을 노리는 연홍의 남편 종찬 역을 맡았다.
손예진은 26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비밀은 없다' 제작보고회에서 "만날 때마다 정상적인 부부는 아닌 것 같다. 정말 반가웠고, 우리 둘의 연기 또한 더 성숙해져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함께 호흡을 맞춘 김주혁이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또 다른 이미지를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심어줬다.
손예진은 "김주혁이라는 배우가 보여주지 않았던 냉철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기대해 달라. 그런 모습이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주혁은 변하지 않은 손예진의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외모가 방부제처럼 변하지 않았다. 연기도 잘하고 아름다운 배우와 호흡을 맞춰서 좋다"며 "이전과는 장르가 달라서 함께 연기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육체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두 사람은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에 임했다고. 무엇보다 서로 팽팽하게 대립하는 '3단 뺨 때리기 장면'은 잊을 수 없는 촬영이었다.
손예진은 "정말 중요하고 힘든 장면이었다. 장면이 하나로 계속 이어져야 해서 서로 합이 잘 맞아야 했고, 대사를 하면서 정확히 때려야 했다"면서 "제가 한 대를 맞고 (김주혁의 뺨을) 연달아 세 대 때리는 식인데 끝나고 스태프들이 저에게 괜찮냐고 하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에 대해 김주혁은 "그렇게 맞은 게 처음이라 그 때만 떠올리면 목이 아프다. 아직도 담이 오나 보다. 사람들 손만 올라가도 놀라고,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메가폰은 영화 '미쓰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이 잡았다. 손예진·김주혁의 만남처럼 이 감독 역시 8년 만에 새로운 영화를 들고 돌아왔다. 이번에도 역시 박찬욱 감독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건넸다. '미쓰 홍당무' 제작에 참여했던 박 감독은 '비밀은 없다' 각본 작업에 참여했다.
이경미 감독은 "박찬욱 감독은 내 사소한 아이템까지도 꼼꼼히 보고 조언을 건넨다. 정말 객관적인 시선으로 봐줘서 평소에 많이 의지하는 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가 슬럼프에 빠져 힘들어할 때도, 박 감독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힘들었을 때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슬럼프가 5년 정도 지속됐을 때, 박 감독이 원래 칭찬을 하는 편이 아닌데 문자로 '넌 할 수 있다. 힘내라'고 응원해 주더라"고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우연의 일치일까. '비밀은 없다'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와 약 한 달 차를 두고 개봉한다.
이에 대해 이경미 감독은 "제가 존경하는 박찬욱 감독의 작품과 그렇게 만나는 것이 오히려 재미있고 흥분된다. 흥미로운 이벤트가 아닌가 싶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