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오승환 (사진=노컷뉴스DB)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돌직구'는 만인 앞에 평등하다. 한국, 일본, 미국 등 무대를 가리지 않는다. 굉장히 위력적이다. 타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미국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오승환이 2016 메이저리그 첫 30경기에서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진 공의 컨택트 비율은 71.1% 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 오승환이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100개의 공을 던졌다고 가정할 때 타자가 100구 중 약 71개의 공을 방망이에 맞혔다는 의미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불펜투수 중 최소 비율 부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전체 1위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대니 더피로 69.4%를 기록 중이다.
이 자료를 토대로 오승환의 가치를 살펴본 미국 매체 'SB네이션'의 10일자 칼럼에서는 '직구 위주로 던지는 투수는 메이저리그급 타자들을 상대로 스트라이크존 컨택트 비율을 줄이지 못하면 고전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오승환에게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SB네이션'은 돌직구를 앞세운 오승환이 이처럼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로 직구의 제구력과 변화구의 뒷받침을 꼽았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오승환의 직구 대부분은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형성된다. 높지도, 낮지도 않다.
그런데 오승환이 우타자를 상대로 자주 활용하는 슬라이더는 대부분 바깥쪽 낮은 코스로 정확히 제구됐다. 스트라이크존에서 시계 방향으로 5시 방향, 공 1개 정도 빠지는 코스에 주로 꽂혔다.
이 매체는 오승환의 직구와 슬라이더 조합에 대해 '타자는 두 구질의 구속 차이를 신경써야 할뿐만 아니라 공이 들어오는 코스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눈을 적응시켜야 하는 어려움을 겪는다'고 평가했다.
오승환이 전체 투구 대비 헛스윙을 이끌어내는 비율은 19.0%로 내셔널리그 불펜투수 가운데 가장 높다. 또 'SB네이션'에 따르면 오승환의 직구에 대한 스윙당 헛스윙률은 34.69%, 슬라이더에 대한 스윙당 헛스윙률은 50.72%로 높은 편이다.
강력한 직구를 스트라이크존 구석에 꾸준히 뿌릴 수 있고 슬라이더의 코스가 워낙 좋아 직구와의 변별력을 떨어뜨려 상호 보완 작용을 해준다는 것이 이 매체의 분석이다.
오승환은 10일(한국시간) 31번째 등판 경기인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강력한 직구-슬라이더 조합을 앞세워 8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질주했다.
2-2로 맞선 7회말 팀내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 오승환은 탈삼진 1개를 곁들이며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세인트루이스가 8회초 득점을 올렸고 3-2로 승리하면서 오승환은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