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검찰이 여자농구 스타인 첼시 리(27·KEB하나은행)가 한국계가 아니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려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은 첼시 리가 특별귀화 심사를 위해 제출했던 문서들이 위조된 것으로 파악했다.
15일 서울중앙지검 외사부(강지식 부장)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10일 법무부 국적과에 첼시 리가 제출했던 자료 3건 중 2건이 위조라는 사실을 통보했다.
플로리다주에서 발행했다는 첼시 리의 출생증명서, 미 국무성이 발행했다는 아버지의 출생증명서, 할머니 한국인 이 모 씨의 사망증명서 가운데 이 씨의 사망증명서만 진짜 서류라는 것이었다.
검찰 수사 결과 첼시 리의 출생증명서 발행일은 지난해 4월 20일이라고 적혔으나 실제로는 발행된 적이 없었다.
또 서류 테두리에 사망증명서에만 사용되는 일련번호가 기재되는 등 허술한 구석이 많았다. 서류 자체가 두꺼운 재질로 돼 있어 통상적인 문서 재질과도 달랐다.
첼시 리가 2003년 미국에서 여권발급을 신청할 당시 기재된 문서와 2011년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때 제출한 출생증명서에 아버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점도 수상한 점으로 꼽혔다.
아버지의 출생증명서 역시 발행일자 당시 사용되던 양식이 아니었고, 문서 확인자에 미 국무성 국무장관이 아닌 플로리다주 국무장관 이름이 적혀 있었다.
검찰이 주한미대사관을 통해 확인해 보니, 첼시 리가 제출한 서류에 나오는 아버지와 할아버지로 기재된 인물 모두 실존하지 않는 인물들이었다.
다만 검찰은 할머니로 기재됐던 한국인 이 씨만 실존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씨의 경우 검찰이 가족등록부와 통화 등으로 확인한 결과, 줄곧 양녀와 함께 살았으며 따로 자식을 출산한 적이 없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첼시 리와 현지 에이전트, 하나은행 에이전트 등 3명에 대해 진술 청취를 해달라며 미국에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하는 한편 회신 때까지 한시적으로 기소중지한 상태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첼시 리는 소환에 불응하면서 귀국하지 않고 있으며, 이메일 조사 요청에도 묵묵부답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 에이전트 관계자 1명만 이메일 조사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검찰은 첼시 리가 제출한 문건들이 위조된 점으로 미뤄 한국계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잠정 결론 짓고, 문건 위조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외국인인 점 등을 고려해 사문서위조 혐의는 제외한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로선 첼시 리가 한국계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첼시 리와 에이전트가 문서 위조 경위의 핵심인데 이들이 소환에 불응하고 있어 미 정부에 형사사법공조를 요청하고 회신 시까지 기소중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4월 첼시 리의 특별귀화 심사를 위해 그가 제출한 문서를 국적심의위원회가 검토하는 과정에서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첼시 리는 지난해 하나은행에 입단한 뒤 한국계 선수로 주목받았다. 첼시 리는 지난해 5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하나은행 농구단에 자신의 출생증명서, 아버지의 출생증명서, 할머니 이 모 씨의 사망증명서 등 3개 문서를 우편으로 제출했다.
대한농구협회가 올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첼시 리의 귀화를 추진하면서 첼시 리는 지난 4월 초 대한체육회 제1차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농구 우수인재 특별귀화 추천 대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여자농구연맹 규약 89조 1항에는 해외동포 선수 자격에 대해 부모나 조부모 가운데 1명이 한국국적을 갖고 있거나 과거 갖고 있을 경우 해당된다고 적혀있다. 첼시 리의 경우도 외국인 선수가 아닌 '해외동포' 선수로 분류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