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이 명예회복을 위해 나선 월드리그에서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쿠바에 풀세트 접전을 벌였지만 아쉽게 패했다.
김남성 감독이 이끄는 배구 대표팀은 17일 일본 오사카시립중앙체육관에서 열린 '2016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쿠바와의 대륙간라운드에서 세트스코어 2-3(31-33, 18-25, 25-14, 25-22, 6-15)으로 패했다. 김학민이 양 팀 최다인 18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경기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한국은 1세트부터 쿠바와 치열한 한판을 벌였다. 한때 14-21까지 벌어졌던 점수 차를 김학민의 공격과 박진우의 블로킹을 앞세워 내리 8점을 보태 22-21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양 팀은 양보 없는 공방을 주고 받으며 31-31까지 승부를 몰고 갔지만 루이스 소사의 속공과 로날도 세페다의 강서브로 점수를 보탠 쿠바가 1세트를 가져갔다.
1세트에서 체력 소모가 컸던 한국은 2세트도 18-25로 쿠바에 내주고 말았다. 심기일전해 나선 3세트부터 한국의 반격은 시작됐다. 초반 리드를 잡은 한국 11-7 상황에서 서재덕과 정지석, 최민호의 연속 블로킹으로 점수 차를 더 벌려 나갔다. 이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 25-14로 3세트 승리를 챙겼다.
한국의 좋은 분위기는 4세트에서도 이어져 25-22로 승리해 경기를 마지막 세트까지 몰고 갔다. 그러나 5세트 초반 불안한 리시브와 공격 범실로 흔들리고 말았다. 쿠바의 강력한 서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3-10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이후 김학민의 중앙 후위 공격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경기 직후 세터 한선수 역시 리시브 불안을 지적했다. 한선수는 "패했기 때문에 경기에 대해 할 말은 없다"면서 "만족스러운 경기가 아니었다. 리시브, 서브, 블로킹 등 모든 것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소득은 있었다. 김남성 감독은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쿠바를 상대로 두 세트나 따냈기 때문에 출발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면서 "3세트에 서재덕과 정지석을 투입해 한국 특유의 스피드 배구를 85 %정도 보여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음 경기에서도 정지석과 서재석 등을 기용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18일 핀란드와 경기를 펼치는 한국 배구대표팀이 쿠바전 아픔을 딛고 승리를 가져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