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미안하데이' 19일(한국 시각) 무려 16년 만에 맞대결에서 희비가 엇갈린 텍사스 추신수(왼쪽)와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자료사진=노컷뉴스DB)
'추추 트레인'이 '돌부처'와 대결에서 웃었다. 추신수(34 · 텍사스)가 동갑내기 오승환(34 · 세인트루이스)과 첫 만남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추신수는 19일(한국 시각) 미국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원정에 1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했다. 이후 0-3으로 뒤진 8회 2사에서 오승환과 맞닥뜨렸다.
둘의 메이저리그 첫 대결이자 무려 16년 만의 재회였다. 추신수와 오승환은 고교 시절이던 2000년 이후 경기에서 만난 적이 없었다. 추신수는 졸업 후 곧바로 미국으로 진출했고, 오승환은 대학과 KBO 리그, 일본 무대를 거쳐 올해 빅리그에 데뷔했다.
세인트루이스 필승조인 오승환은 이날 승리를 굳히기 위해 8회부터 등판했다. 추신수에 앞선 두 타자를 연속으로 삼진 처리하며 임무를 완수하는 듯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추신수를 기점으로 흔들렸다. 일단 초구 시속 116km 커브로 카운트를 잡은 오승환은 이날 가장 빠른 153km 돌직구로 파울을 유도했다.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아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추신수는 그러나 불리한 상황을 극복했다. 오승환의 151km 3구째 직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이후 오승환은 이안 데스몬드에게 2루타를 맞았고, 추신수는 3루까지 내달렸다.
▲추신수, 추격의 득점에 동점 타점까지
흔들린 오승환은 노마 마자라와 상대하다 폭투까지 던졌다. 추신수가 홈을 밟아 추격의 득점을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오승환은 마자라에게 1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1루수 맷 애덤스가 실책을 저지르며 1점을 더 헌납했다.
오승환은 후속 애드리안 벨트레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 2루에 몰렸다. 그러나 프린스 필더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이닝을 마무리했다. 1이닝 3피안타 2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한 오승환의 평균자책점은 1.56에서 1.77로 조금 올랐다.
추신수는 흐름을 바꾼 데 이어 역전의 발판까지 놨다. 추신수는 9회 무사 만루를 자초하고 강판한 상대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에 이은 케빈 시그리스트와 대결했다. 특유의 선구안을 발휘하며 볼넷을 골라내 귀중한 밀어내기 동점 타점을 올렸다. 기세를 이은 텍사스는 데스몬드의 희생타로 4-3 역전을 일궈내 승리까지 거뒀다.
이날 추신수는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 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시즌 2호 멀티히트로 전날 무안타 침묵을 씻어낸 추신수는 시즌 타율을 2할에서 2할3푼5리(34타수 8안타)로 끌어올렸다.
텍사스는 연이틀 세인트루이스를 제압해 5연승을 달렸다. 반면 세인트루이스는 4연패 늪에 빠졌다.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추신수와 오승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