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최후에 웃을까' 30일 시즌 9차전을 앞두고 한껏 승리 의지를 불태운 두산 김태형(왼쪽)과 한결 마음을 비운 자세를 보인 NC 김경문 감독.(자료사진=두산, NC)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NC의 시즌 9차전이 열린 30일 잠실구장. 주중 1승1패로 맞선 가운데 펼쳐지는 시리즈 마지막 경기였다. NC 베테랑 이호준은 전날 5타점 맹타로 28일 패배를 설욕한 뒤 "30일 경기가 결승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이날 경기는 의미가 있었다. 1, 2위를 달리는 두 팀의 대결이기에 이번 3연전은 '6월의 한국시리즈'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였다. 올해 두 팀이 4승4패로 맞서 있는 만큼 시즌 중이긴 하지만 누가 기 싸움에서 앞서느냐가 걸린 승부였다.
결전을 앞둔 두 팀 사령탑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먼저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승리에 대한 자못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반면 김경문 NC 감독은 다소 승부에 초월한 얼굴이었다.
먼저 김태형 감독은 이호준의 결승전 발언에 대해 "하여튼 말을 잘한다"며 빙긋 웃었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이날 경기의 중요성을 묻자 "오늘 경기는 1, 2위의 대결인 만큼 의미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두산은 전날 에이스 장원준을 내고도 패전을 안았다. 물론 NC에 5경기 차 넉넉한 1위를 달리지만 이날도 내준다면 남은 일정에서 따라잡히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김 감독은 "상대 선발이 신인이라고 하지만 선수들이 오히려 더 긴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경문 감독은 다소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사실 NC는 당초 이날 선발은 로테이션상 이태양이었지만 28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대신 우완 임서준을 세웠다. 올해 입단한 신인으로 이날이 1군 데뷔전이다.
두산 선발인 마이클 보우덴에 비해 객관적으로 밀리는 카드였다. 보우덴은 올해 9승3패 평균자책점(ERA) 3.69를 기록 중이다. 다승 2위, ERA 9위에 올해 NC전에 1경기 등판, 8이닝 무실점 쾌투로 승리를 따낸 바 있다.
김 감독은 "이제 신인인데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5이닝만 막아주면 고마울 것"이라면서 "어제 승리하면서 던지지 않은 중간 투수들이 있으니 괜찮다"고 덧붙였다. 선발에서 밀리는 만큼 사실상 불펜 싸움을 할 것이라는 뜻이다.
더군다나 NC는 이날 주포 에릭 테임즈가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NC 구단은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휴식을 주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결전을 앞두고 팀 최고 타자를 뺀 것이다. 무리는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15연승을 하다 이후 5연패(1무)를 했는데 어제 연패를 끊은 것으로 소득이 컸다"고 말했다.
결전을 앞두고 잔뜩 긴장한 자세를 보인 두산과 다소 힘을 뺀 NC. 6월의 한국시리즈 결승전의 결과가 어떻게 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