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NC와 홈 경기에서 역투를 펼친 두산 우완 마이클 보우덴.(자료사진=두산 베어스)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NC의 시즌 9차전이 열린 30일 잠실구장. 이날 경기는 선두권 자존심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이번 3연전은 이미 1위 두산과 2위 NC가 벌이는 '6월의 한국시리즈'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과연 두 팀은 앞선 두 경기에서 장군멍군을 부르며 맞섰다. 28일 두산이 완승을 거두자 29일 NC가 반격했다. NC 베테랑 이호준은 29일 경기 뒤 "내일(30일)을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경기에 나갈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에 김태형 두산 감독은 "무슨 결승전이냐"면서도 "1, 2위 대결인 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수들이 긴장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였다. 두 팀이 4승4패로 맞선 상황이었다.
전운이 감돌았지만 정작 승부는 다소 김이 샌 모양새였다. 경기 전, 혹은 초반부터 NC는 주축 선수들이 불가피하게 이탈한 까닭이다. 여기에 NC는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면서 마산으로 떠나는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졌다.
일단 로테이션상 이날 선발로 예상됐던 이태양은 이미 28일 1군에서 제외됐다. 팔꿈치가 좋지 않은 게 이유. 올해 이태양은 2승2패 평균자책점(ERA) 4.21을 기록 중이나 지난해 10승(5패)을 거둔 주축 투수였다.
NC의 대체 카드는 신인 임서준이었다. 올해 입단해 2군에서 3승4패 ERA 5.77을 기록했다. 이태양과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카드였다. 김경문 NC 감독도 "침착하고 제구가 좋다"고 평가했지만 "5회까지만 막아주면 좋고 아니어도 괜찮다"고 큰 기대는 두지 않았다.
▲'테임즈-박석민 이탈' NC, 천적 보우덴에 당했다여기에 NC는 지난해 정규리그 MVP 주포 에릭 테임즈도 선발에서 빠졌다. NC는 "특별히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고 컨디션 조절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날 NC는 박석민마저 2회 타격 뒤 허리 통증을 느껴 2회말 수비 때 지석훈과 교체됐다. 중심 타자 2명이 빠진 채 두산을 상대하기는 쉽지 않았다.
더욱이 이날 두산 선발은 마이클 보우덴이었다. 다승 2위(9승3패)에 ERA 9위(3.69)의 보우덴은 이미 올해 NC전에서 8이닝 무실점 쾌투로 승리를 따낸 바 있다. NC의 승리는 어려워보였다.
임서준은 1회 삼자범퇴로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2회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하위 타선인 허경민, 김재호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고 2실점했다. 결국 3회 2사 후 연속 볼넷을 허용한 뒤 최금강과 교체됐다. 두산은 5회 최주환과 허경민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더 냈다
주포 2명이 빠진 타선도 영 힘을 쓰지 못했다. NC는 보우덴에 8회까지 삼진 7개를 당하면서 노히트로 묶였다. 볼넷만 3개를 골라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노히터 희생양이 될 위기에 놓였다.
결국 NC는 9회말에도 안타를 뽑아내지 못해 노히터의 희생양이 됐다. 보우덴의 노히트 노런은 지난해 4월 9일 잠실 넥센전에서 두산 유네스키 마야가 기록한 노히트 노런 이후 처음이다. KBO 리그 통산 13번째 대기록이다. 보우덴은 이날 9회까지 139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으로 삼진 9개를 잡아내며 사사구 4개만 내주는 무실점 투구로 대기록을 완성했다.
NC는 0-4 완패를 안았고, 두산은 NC에 6경기 차 앞선 1위를 달렸다. 주포들이 빠진 NC는 대기록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