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케미컬사운즈 제공)
김보경은 꾸준함이 강점인 가수다.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린 이후 쉼 없이 노래했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깊은 감성으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이젠 '슈퍼스타K 출신' 보다 '노래 잘하는 가수'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그런 김보경이 한 뼘 더 성장해 돌아왔다. 자작곡으로 채운 첫 앨범 '아임 네온(I'm Neon)'을 들고 말이다. 다양한 색깔의 음악을 보여주겠다는 포부와 의지를 담아 '네온'이라는 작곡가명도 만들었다. 최근 만난 김보경은 싱어송라이터로서 더욱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준비를 마친 모습이었다.
-어떻게 지냈나.
"앨범 제작, 콘서트 준비를 동시에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첫 자작곡 앨범이라 악기 녹음부터 믹싱, 마스터링까지 전부 다 신경써야 했다. '아임 네온'은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인 앨범이다."
-앨범 크레딧엔 실명이 아닌 '네온'이라는 예명을 썼더라.
"스타 세일러의 '네온 스카이'라는 곡을 듣고 네온을 검색해봤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빛깔을 가지고 있더라. 단순하게 한가지 색으로 나를 표현하기 힘들었는데, 딱이다 싶었다. 사실 동명이인이 너무 많다는 점도 예명을 만든 계기 중 하나다. 포털사이트에서 내 이름을 검색하면 30여 명 정도가 나온다. 김보경 선수가 골이라도 넣으면 온종일 그분 이름으로 도배될 정도라 힘들었던 적도 많다.(웃음)."
-새 앨범 소개를 해달라.
"앨범 타이틀은 '아임 네온'이다. 5곡 중에 4곡이 자작곡인데, 몇 년 전부터 만든 곡 중에서 마구잡이로 골라잡아 수록했다. 일부러 부담 없는 곡을 넣었다. 첫 자작곡 앨범부터 갑자기 확 바뀌면 이질감을 느끼실 것 같았다. 그래서 그동안 보여드렸던 색깔과 크게 다르지 않도록 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하고 싶었던 느낌은 고스란히 담았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이전까지는 악기들이 뭉쳐있는 음악이 많았다. 내 목소리가 부각되고 악기들은 뒤에 깔린 느낌이었달까. 악기 하나하나 다 매력적으로 들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믹싱할 때 신경을 많이 썼다."
-쌓아 놓은 자작곡이 많은가.
"보컬 전공이었지만, 단 몇 줄이라도 항상 뭔가를 쓰려는 습관을 들였다. 그동안 자신감이 부족해 보여주길 꺼렸지만, 이젠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다른 가수들처럼 몇백 곡을 쌓아 놓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 완성해놓은 곡은 60곡 정도 된다."
-타이틀곡을 '유(YOU)'로 택한 이유는.
"선택이 쉽지 않았다. 회사에서 투표까지 했는데, 의견이 제각각이더라. 결국 가장 듣기 편하고 따라 부르기 좋은 곡으로 정했다. 결정에 후회는 없다."
-곡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하지 않았더라.
"사람들이 어떤 편견을 가지고 곡을 접하지 않았으면 했다. 그냥 듣고나서 평가를 내려주시길 바랐다. 사랑, 이별을 주제로 한 노래가 많은데 그 이유도 10년 후쯤 밝히겠다. (웃음)."
-그래서 평가는 어땠나.
"앨범 리뷰를 많이 읽어봤다.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꽤 좋은 평가를 해주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소라 앨범 이후로 전곡이 다 만족스러웠던 것 처음"이라는 엄청난 극찬도 있었다."
-어떤 성과를 원하나.
"지금 당장의 순위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오래 사랑받는 음악이 되었으면 한다. 리뷰도 많이 달아줬으면 좋겠고."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 OST 참여 횟수가 굉장히 많다.
"맞다. 세어보질 않아서 몇 번이나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회사의 영향이 크고, 내가 드라마를 즐겨보기도 한다. 집에 TV는 없지만, 관심 있는 드라마는 스마트폰으로 챙겨본다. 신기한 일도 있었다. '학교 2013'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OST 섭외 전화가 온 거다. 완전 소름이었다.
-'불후의 명곡'에서도 맹활약했다.
"처음 출연했을 때 우승을 했다. 최근엔 바로 떨어지기도 했다. 미스테리한 곳이다. (웃음). 굳이 내가 출연하지 않더라도 프로그램이 장수했으면 한다. 좋은 곡을 재해석한다는 취지가 좋다고 생각한다. 간혹 너무 오래된 곡을 부르게 되면 준비하기가 힘들기도 하지만."
-가수 김보경의 매력은 뭘까.
"가사 속 주인공이 되어 노래를 부르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내가 슬픈 노래를 하면 술이 생각난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롤모델이 있나.
"김윤아, 윤도현, 이소라 선배님이다. 개성이 뚜렷하신 분들을 좋아한다."
-어느덧 데뷔한 지 5년이 넘었다.
"꾸준히 성장해왔다고 확신한다. 예전 영상을 보면 창피하기도 하고 그만큼 성장했음을 느낀다. 예전에는 카메라 앞에서 노래하는 게 불편했는데 적응이 됐다. 아직도 배워가는 중이다. 늙어 죽을 때까지 사람은 배워야 하지 않나. 그게 귀찮아지거나 힘들어서 못 하겠다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오면 그때가 가수 인생이 끝나는 날일 거다. '몸은 늙어도 마음만은 늙지 말자'. 내 음악 좌우명이다."
-김보경의 대표곡을 3곡만 꼽자면.
"'하루하루', '혼자라고 생각말기', '비코즈 오브 유'다. '하루하루'는 가수 생애 처음으로 음원차트에서 1위를 했던 곡이다. '혼자라고 생각말기'는 OST이긴 해도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곡이다. 대학교 행사갔을 때 가장 요청이 많이 들어오는 곡이기도 하다. 매년 수능 시즌이 되면 '덕분에 큰 힘을 얻었다'는 메시지도 많이 받는다. '비코즈 오브 유'는 커버곡이지만, 김보경을 세상에 나올 수 있게 해준 곡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우선 두 번째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싶다. 연말에도 소규모로 공연을 한 두차례 더 할 계획이다. 난 진짜 무대가 좋다. 최종 목표는 월드투어다.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노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