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별 중의 별들만이 모이는 올스타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팬들을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잔치는 추모와 존경까지 어우러져 의미를 더했다.
올해 올스타전은 13일(한국 시각) 미국 펫코 파크에서 펼쳐졌다. 샌디에이고의 홈 구장인 만큼 프랜차이스 스타를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경기 전 팬들은 2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토니 그윈을 추모했다. 그윈은 1982년 샌디에이고에서 데뷔해 20년 동안 한 유니폼만을 입은 대표적 프랜차이즈 스타다.
8번이나 내셔널리그 타격왕에 오르는 등 통산 타율 3할3푼8리의 엄청난 기록으로 교타자의 정석으로 불렸다. 2007년 MLB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그러나 침샘암으로 54세의 나이로 숨지면서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추모가 끝난 뒤 펫코 파크에는 '지옥의 종소리('Hells Bells)'가 울려퍼졌다. 이는 샌디에이고 출신 전설적 마무리 트레버 호프먼의 테마곡이다.
1993년 플로리다(현 마이매미)에서 이적해온 호프먼은 이후 2008년까지 샌디에이고에서 뛰었다. 두 차례 내셔널리그 구원왕에 오른 호프먼은 역대 통산 최다인 601세이브를 달성했다.
호프먼은 샌디에이고 마무리 시절 때 동선을 따라 등판했고, 마운드 위 투수판에 공을 내려놓은 뒤 강판했다. 올스타전의 시작을 알린 샌디에이고의 전설들이었다.
본 경기에서도 존경을 표하는 순서가 있었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는 보스턴 전설 데이비드 오티스의 마지막 올스타전을 기리는 장면이었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티스는 3회말 볼넷을 얻어내 출루했다. 오티스는 이날 직구 3개를 연달아 던지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상대 투수인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와 유쾌한 웃음을 주고받았다.
이후 오티스는 대주자와 교체됐고, 팬들은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41살 거포를 향해 기립 박수를 보냈다. 20년 동안 3번의 월드시리즈 우승, 아메리칸리그 MVP 5회, 통산 500홈런 달성을 이룬 오티스의 마지막 올스타전이었다.
경기에서는 아메리칸리그 올스타가 내셔널리그를 4-2로 눌렀다. 4년 연속 승리한 아메리칸리그는 역대 전적 42승 2무 43패로 5할 승률을 눈앞에 뒀다. 1회 동점 홈런과 3회 쐐기 적시타 등 2안타 2타점을 올린 에릭 호스머(캔자스시티)가 올스타전 첫 출전에서 MVP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호스머는 쉐보레가 제공한 픽업 트럭을 MVP 부상으로 받았다. 아메리칸리그 우승팀은 내셔널리그 우승팀과 월드시리즈에서 1, 2, 6, 7차전을 홈에서 쓰는 이점을 얻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