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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복날'이 'dog-eating festival'?

    외국 언론의 눈에 비친 한국의 복날, 그리고 보신탕

    - "미신과 신화와 잔혹함이 만나는 '개고기 먹는 축제'"로 표현
    - 열기와 피를 식혀준다는 ‘미신’ 때문에 한국인은 개를 먹는다?
    - 호주 뉴스닷컴, 영국 익스프레스 등, 한국의 복날 문화 왜곡 과장 보도
    - "도살 직전에 있는 한국의 불쌍한 개들을 입양하세요"
    - "잔인하게 개를 도살하는 과정에 삼성이 연루돼 있다"는 거짓 캠페인까지 있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7월 28일 (목)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강은지 팀장 (국제민주연대)

    ◇ 정관용> 외국 언론에 비친 우리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자. 이런 뜻에서 마련한 시간이죠. 밖에서 본 한국. 국제민주연대 강은지 팀장과 함께 합니다. 강은지 팀장 안녕하세요.

    ◆ 강은지>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요즘 복날 시즌이고 해서 보신탕 논란이 우리나라 내부에서도 또 우리 내부에 외국인 분들도 많이 제기하고 그러는데….

    ◆ 강은지> 그렇습니다.

    ◇ 정관용> 외신도 그거 많이 다루죠, 요새?

    ◆ 강은지> 네. 이맘때쯤 되면 외신에서도 굉장히 많이 이 뉴스를 다루는데요. 지금 가장 최근에 나온 뉴스 몇 개만 살펴보더라도 7월 24일날 호주의 뉴스닷컴이라는 매체에서 나온 기사가 있는데 기사 제목 자체가 '한국의 복날, 미신과 신화, 잔혹성이 만나는 곳' 이렇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이런 기사들을 보면 복날이라는 말이 마치 그냥 일반명사처럼 그냥 '복날'이라고 그대로 쓰고 있고요. 그래서 이런 표현들이 유명해지는 건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닌 것 같은데 그런 표현이 계속 사용되고 있고, 복날을 영어로 표현을 할 때 '개고기를 먹는 축제' 이렇게 표현을 합니다.

    ◇ 정관용> 복날을 그렇게 불러요?

    ◆ 강은지> 네. 그러니까 복날이 초복, 중복, 말복 해서 3주 동안 쭉 이어지잖아요. 그래서 그걸 3주 동안 개고기를 즐기는 축제다.

    ◇ 정관용> 그래요?

    ◆ 강은지> 그렇게 표현을 하고 있어요.

    ◇ 정관용> 사실 왜곡인데, 사실은.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강은지> 네. 그래서 한 해 중 가장 더운 때에 이렇게 3주간 계속되는 개고기 먹는 축제 이러면서 이 기간 동안에 한국에서 200만 마리가 도살당한다, 300만 마리가 도살당한다. 이렇게 기사들이 쭉 나오고 있어요.

    ◇ 정관용> 아니, 초복, 중복, 말복 이런 게 '우리의 어떤 전통적인 24절기 가운데 하나다' 이런 소개는 없어요?

    ◆ 강은지> 네, 그런 소개가 없고요. 복날 그러면 그냥 이게 아, 개고기 먹는 때. 이렇게 외신에 나가고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뭔가 홍보를 하든, 이게 24절기 이런 내용은 전혀 안 나오고요.

    ◇ 정관용> 명백한 과장보도죠. 그렇죠?

    ◆ 강은지> 네. 그래서.

    ◇ 정관용> 마치 이 보도를 보면 이 기간은 한국인 전체가 개고기 먹는 축제라고 생각할 것 아닙니까?

    ◆ 강은지> 네. 그게 당연한 걸로.

    ◇ 정관용> 그러니까요.

    ◆ 강은지> 그렇게 나오고요. 그래서 아까 말씀드렸던 기사 제목이 미신과 신화와 잔혹성이 만나는 곳이다라고 했잖아요. 그 미신이 뭐냐 하면 '이렇게 한 해 중 가장 더운 때에 개고기를 먹으면 열기를 식혀준다, 피를 식혀준다. 이런 미신 때문에 한국에서 개고기 먹는 문화가 특히 이 시기에, 3주간 이어지는 이 시기에 당연시되고 있다'는 걸로 그렇게 전제를 하면서 시작을 해요, 기사들이.

    ◇ 정관용> 참. 우리 24절기 가운데 세 절기이고 그리고 정말 보신탕 드시는 분들은 우리 국민 전체 가운데서도 그리 많은 비중이 아니고.

    ◆ 강은지> 그렇죠.

    ◇ 정관용> 다른 보신 음식도 많은데 과장, 왜곡 보도가 심하네요. 다른 보도들도 그래요?

    ◆ 강은지> 그런 보도들이 굉장히 많아요. 지금 제가 몇 개 찾아본 것들만 하더라도 영국의 익스프레스 지에서도 그렇고요. 또 AP 기사에서도 그랬고. 계속 이런, 기조 자체가 그런 기조로 나옵니다.

    한국의 복날이라는 게 있는데 이 복날은 사람들이 원기회복을 위해서 그리고 또 더위를 식혀준다는, 몸의 열을 식혀준다라는 미신 때문에 개를 잡아먹는다. 그리고 고양이 엑기스를 추출해서 이렇게 해서 개와 고양이가 살해당하는, 개와 고양이에게는 죽음을 연상시키는 3주. 이런 식의 기조로 기사들이 계속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다가 또 강조하는 게 이 개나 고양이를 사육하고 도살하는 환경이 얼마나 끔찍한지를 너무 적나라하게 묘사들을 해요. 그래서 비좁고 지저분한 우리 안에서 사육을 당한다. 그리고 이 얘기가 계속 반복이 돼서 나오는데 아드레날린 분비를 활성화시키면 고기 맛이 더 좋아진다라고 해서 개를 죽기 전에 구타한다. 그래서 고문해서 고통과 공포를 극대화하면 고기 맛이 좋아진다고 사람들이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이렇게 잔인하게 도축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어떤 기사들에서는 이 개들이 어떻게 사육되고 도살되는지 알면 아마 한국 사람들도 개고기는 이제 안 먹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로 상황이 정말 끔찍하다, 잔혹하다. 이런 식으로 계속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최대한 잔혹하고 끔찍한 그런 쪽 기사들이군요.

    ◆ 강은지> 네. 그래서 비교를 하는 게 영국의 익스프레스지 같은 경우에는 인도에서도 개고기 도축사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됐었거든요. 그래서 인도 같은 경우는 구덩이를 파서 거기에 개들을 다리를 다 묶어서 입도 꿰매거나 해서 못 짖게 한 다음에 거기도 몽둥이로 때려죽인다고….

    그런데 그 영상이, 몰래 촬영된 영상이 공개가 되자 전 세계가 공포에, 충격에 휩싸였던 일이 있었는데 그걸 그대로 영상 이미지와 그 내용을 가져와서 '그런데 이게 인도만이 아니다. 한국도 똑같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똑같이 아드레날린 분비 활성화 뭐뭐 하면서 이렇게 잔인하게 공포와 고통을 극대화시킨다' 이렇게 이어져요, 기사들이.

    ◇ 정관용> 그렇군요. 대체로 다 서구권 쪽 매체들이죠?

    ◆ 강은지> 네, 그렇습니다. 서구권에서 이렇게 다루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심지어 AP통신에서 7월 23일날 나온 기사에서는 조금 약간 시각을 달리해서 이런 보도들, 과장된 게 너무 많은 것 같다.

    ◇ 정관용> 그런 보도도 있어요?

    ◆ 강은지> 네. 그래서 이 보도들, 지나치게 과장된 보도들, 잔혹성만 강조한 보도들로 인해서 실제 건전한 환경에서 안전하게 사육을 하고 있는 개 농장들조차도 피해를 보고 있다, 그런 얘기까지 같이 나올 정도로 이렇게 한국에서 개고기 식용 문화에 대해서 단지 '개고기를 먹는다더라'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요. '얼마나 잔인하냐. 어떻게 사람이 이럴 수가 있느냐'라는 걸 강조를 하면서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이걸 그냥 두고 있는 자체는 한국 정부도 범죄에 가담하는 것이다, 동물학대에 가담하는 거다’ 이런 논리로 쭉 이어지는 기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요.

    그래서 여기에서 연결돼서 나오는 기사가 이렇게 도살 직전에 있었던 개들이 어떻게 극적으로 구출돼서 외국으로 입양이 되는지, 이런 기사들이 또 막 줄줄이 이어져서 나옵니다.

    ◇ 정관용> 구출돼서 외국 입양.

    ◆ 강은지> 네. 그래서 미국이나 유럽이나 이런 곳들로 '이 개들이 도살 직전에 구출됐습니다. 이 아이들은 사연이 어떻습니다' 해서 그걸 보도하면서 '그러니까 이 불쌍한 개들을 입양하세요. 입양비는 얼마입니다' 이렇게. 지금 그런 보도들까지 이어져서 나오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점점 보도가 심층, 취재화 되어 가고 있군요, 그러니까. 그리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열리는데. 이거 보이콧합시다, 이런 움직임도 있다면서요. 그런 것도 보도가 많이 됩니까?

    ◆ 강은지> 그렇습니다. 지금 대표적으로 이탈리아에서 미켈레 비토리아 브람빌라라는 의원이 '한국인들 개고기 먹는 것 중단하지 않으면 유럽연합 차원에서 평창올림픽 보이콧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고요. 영국 의회에서도 지금 영국 의회가 운영하는 청원 홈페이지에 개고기 거래 금지 촉구 청원이 계속 올라오고 있고 여기에 26일 현재 10만명 넘게 서명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 청원서에 또 뭐라고 나오느냐면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얘기가 나와요. 그래서 그 당시에 한국 정부가 모든 개고기를 취급하는 식당을 외국인들이 보지 못 하도록 다 은폐했다는 거예요.

    ◇ 정관용> 맞아요. 실제 숨겼습니다, 그렇게. 간판 다 내리게 하고.

    ◆ 강은지> 네. 그래서 숨겼을 뿐 금지하거나 대책을 세운 게 아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이런 개고기 먹는 문화가 성행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때 뭔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2018년 평창 올림픽 때도 우리는 개가 이렇게 식용으로 잔인하게 도축되는 그곳에 우리가 가게 되는 거다. 이런 논리인 거죠.

    ◇ 정관용> 그렇군요.

    ◆ 강은지> 그래서 우리 측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국가가 가지는 대외적인 이미지 그리고 외국 손님들이 얼마만큼 찾아와서 같이 환영해 주느냐 이런 게 중요한데 여기서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거기에 보이콧하겠다, 이런 한국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려서 사람들이 끔찍해서 못 가게 하겠다, 이런 논리들로 지금 이어지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연장선상이었던 것도 같은데 한때 또 인터넷에 '개고기 식용 문제와 삼성하고 깊이 연루돼 있다' 이런 루머가 돌았어요.

    ◇ 정관용> 삼성이 왜 거기에 나와요?

    ◆ 강은지> 이게 굉장히 끔찍한 사진 한 장과 같이 올라온 포스터가 있었는데요. 그 사진이 우리 야채 탈수기 같이 이렇게 생긴 기계예요. 그런데 그 기계가 도살한 개의 털을 제거하는 데 사용되는.

    ◇ 정관용> 기계다?

    ◆ 강은지> 그런 기계래요. 그런데 그 포스터에서 주장한 것은 이 기계가 삼성에서 제조해서 판매하는 기계다.

    ◇ 정관용> (웃음) 그래요?

    ◆ 강은지> 그래서 삼성이 단순히 이 개고기 식용문화를 묵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예 그 안에 얼마나 잔인하게 개를 도살하고 하는 과정에 삼성이 깊이 연루돼 있다, 그러니까 삼성 불매운동해야 한다, 이런 주장을 담은 포스터였어요.

    ◇ 정관용> 사실은 아닌 거죠, 이게?

    ◆ 강은지> 네. 어쨌든 이런 주장들이 제기될 정도로 지금 외신에서나 또 외국 언론에서 동물보호단체 등을 중심으로 해서 굉장히 안 좋은 이미지가 많이 퍼져나가고 있는데요.

    ◇ 정관용> 이런 보도를 접하고 우리 청취자 분들의 반응은 아마 두 가지일 겁니다. 하나는 '그래, 이제 우리 이런 거 좀 하지 말아야지' 이런 의견이 있을 수도 있고 또 하나는 '아니, 왜 남의 나라 식생활 문화에 그렇게 관심들을 갖고 간섭을 하려고 하나. 이건 좀 월권 아닌가?' 두 가지 반응이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외신들이 복날 시즌에 한국만 중점적으로 다룹니까?

    ◆ 강은지> 중국도 공격을 하는데요. 이상하게 이번에는 한국이 굉장히 많이 공격대상이 되더라고요. 이게 아마 올림픽과 연계돼서 나오는 것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 정관용> 평창 동계올림픽.

    ◆ 강은지> 네. 그래서 지금 리우올림픽이 며칠 앞으로 다가 왔으니까 그런 올림픽이라는 국제적인 행사. 그걸 준비하고 있는 나라. 거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야만적인 문화, 이렇게 쭉 연결을 시켜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한편에서는 자성적인 목소리도 나오는 것 같은데요. 호주의 한 매체에서는 이런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막 얘기한 다음에 그런데 또 우리 자신의 식습관도 돌아봐야 한다.

    ◇ 정관용> 그렇죠.

    ◆ 강은지> 한국의 개고기 식용 문화 야만적이라고 손가락질하기 전에 우리 얘기도 해봐야 한다. 그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돼지나 소나 또는 닭이나 이런 동물들은 그러면 죽기 직전에 공포 안 느끼겠느냐. 죽고 싶지 않다, 우리도 겁에 질린 양과 닭, 소나 돼지 등 똑같이 죽이지 않나. 그러니까 다른 문화 비난하기는 쉽지만 좀 솔직해지자.

    ◇ 정관용> (웃음) 아무튼 '우리 식생활도 들여다보며 남의 이야기합시다'라는 기사까지도 등장을 하더라?

    ◆ 강은지>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강은지>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고맙습니다.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청취자 분들 두 가지 반응 가운데 하나시죠? 여러분은 어느 쪽이십니까? 국제민주연대 강은지 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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