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오른쪽)는 2016 리우 올림픽 사격 남자 50m 권총에서 3연패를 달성했다. 치열한 경쟁을 함께 했던 북한의 김성국(왼쪽)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의 사격 황제 진종오(37·KT)와 함께 시상대에 오른 북한의 김성국(31)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통일'이라는 단어를 언급해 화제가 됐다.
김성국은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슈팅센터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사격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172.8점을 기록해 금메달을 딴 진종오(총점 193.7점)와 베트남의 호앙 쑤안 빈(총점 191.3점)에 이어 3위를 차지, 동메달을 땄다.
김성국이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제가 오늘 3등을 했는데 참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1등이 남조선, 2등이 베트남, 3등이 우리인데 우리 하나가 돼서 메달을 따면 앞으로 통일이 되면 1등과 3등이 조선의 것으로 하나의 조선에서 더 큰 메달이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남북이 하나가 되면 더 큰 하나의 메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통일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김성국의 말에 국내 취재진도 깜짝 놀랐다. 북한 선수가 올림픽 기간에 통일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어 김성국은 드라마 같은 역전 우승을 달성한 진종오를 인정하고 높게 평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성국은 "동메달을 딴 것은 조금 아쉽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첫 10발을 쐈을 때까지 내가 1위에 있었는데 10발을 잘못 쏴서 3위로 떨어졌는데 메달을 딴 소감은 좀 아쉽습니다. 진종오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선수이기 때문에 저의 적수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대상을 진종오 선수로 놓고 힘차게 달려서 꼭 우승하겠습니다"고 말했다.
김성국은 경기 중반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었으나 이후 실수가 나오면서 순위가 3위로 떨어졌다. 반면, 진종오는 6.6점을 쏘는 등 한때 6위까지 내려갔으나 마지막 1발을 남기고 1위로 올라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또 김성국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기록은 좋았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상상 외로 기록이 좀 떨어지고. 앞으로 더 훈련을 많이 하고 더 높은 곳으로 향한다면 앞으로 성과가 있으리라고 봅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