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쿠웨이트 사격의 금메달로 시상대 맨 위에 IOC 깃발이 휘날렸다. (사진=NBC 트위터)
리우 하늘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오륜기가 처음으로 휘날렸다.
내전 등으로 나라를 잃고, 어렵게 리우로 향한 난민팀의 금메달은 아니었다. 오륜기의 주인공은 바로 쿠웨이트 출신 페하이드 알디하니였다.
알디하니는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16년 리우 올림픽 사격 남자 더블 트랩 결승에서 26점을 쏴 24점의 마르코 이노센티(이탈리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시상대 맨 위에 휘날린 것은 쿠웨이트 깃발이 아닌 IOC 오륜기였다.
IOC의 징계 때문이다. IOC는 쿠웨이트 올림픽위원회가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2007년부터 3회에 걸쳐 쿠웨이트의 동·하계 올림픽 출전을 제한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쿠웨이트 정부가 직접 IOC와 협상을 펼쳐 쿠웨이트 국기를 사용했지만, 리우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오륜기를 들고 입장했다.
알디하니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더블 트랩),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트랩)을 땄다. 쿠웨이트의 유일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게다가 군인 신분. IOC가 기수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지만, "나는 쿠웨이트 군인으로서 국기만 들 수 있다"고 거절하기도 했다.
결국 알디하니는 금메달로 한을 풀었다.
알디하니는 "정말 특별하다. 결국 금메달을 땄다"면서 "신은 나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오늘은 나의 날이다. 이 말은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