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 장현수가 13일 오후(현지시간)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온두라스전이 열린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후반 집중 수비를 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 남자 축구대표팀이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온두라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불과 두 달 전에 했던 과오를 또다시 범하며 8강 문턱에서 좌절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 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축구 8강 온두라스전에서 0-1로 패했다. 2012 런던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노린 한국의 일정도 이것으로 끝이 났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줄곧 온두라스를 위협했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무엇보다 온두라스의 경기 패턴을 잘 알고 있던 상황에서 당한 뼈아픈 패배다.
한국은 지난 6월 4개국 친선대회에서 온두라스와 붙은 경험이 있다. 당시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 터진 박인혁의 극적인 동점골로 2-2로 끝이 났다.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한국이 계속해서 공격을 펼치고 온두라스가 틈을 노려 역습을 노리는 전술이었다.
당시 한국은 온두라스의 역습에 실점했다. 후반 43분 한국의 공격을 끊어낸 온두라스는 빠르게 역습에 나섰고 알란 바네가스가 먼 거리에서 과감한 중거리 슛을 날렸다. 공은 골대를 맞고 나왔고 골문으로 달려온 안토니 로사노가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한국 수비진은 로사노가 뛰어들어가는 것을 그 누구도 막지 못했다. 바네가스가 슛을 날린 지점에서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다. 집중력이 무너진 탓이었다.
이런 수비 집중력 부족은 올림픽 8강전에서 또 나왔다. 복습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3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축구 8강전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 온두라스의 엘리스 알베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후반 15분 손흥민의 패스를 가로챈 온두라스는 우리 진영 측면을 빠르게 파고들었다. 로멜 퀴오토는 빠른 발을 이용해 돌파를 계속했고 한국 수비진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대부분의 수비가 퀴오토를 향한 탓에 중앙에서 쇄도하는 알베르트 엘리스를 그 누구도 막지 못했다. 퀴오토는 침착하게 중앙으로 공을 밀어줬고 엘리스가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슬찬이 전력을 다해 따라잡으려 했지만 엘리스의 앞에는 오직 골키퍼 구성윤만 있을 뿐이었다.
수비 진영을 가다듬기에 충분했지만 눈앞에 있는 선수를 막기 급급해 뒤에 오는 선수를 전혀 신경 쓰지 못한 것이다. 조금만 집중력을 발휘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실점이었다.
온두라스가 역습으로 나설 것이라는 것은 이미 신태용호도 알고 있던 사실이다. 두 달 전에 경험했던 상황이고 대비할 시간도 충분했다. 그러나 이날 한국은 눈뜨고 코가 베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