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체조대표팀의 리세광이 15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남자개인 도마 금메달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12년 런던올림픽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선을 보면서 "기계체조 도마계에 우사인 볼트, 마이클 펠프스 같은 존재가 있다면 바로 양학선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양학선(24·수원시청)은 당시 예선을 2위로 통과했다. 결선 순서는 예선 성적의 역순으로 결정된다. 승부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다. 그런데 양학선이 결선 마지막 주자로 결정됐다. 예선 성적과 무관하게 양학선이 출전 선수 중 최강자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출전 선수들의 기술 난도는 대부분 6점대였다. 가장 높은 숫자가 6.6이었다. 전광판에 6점대 숫자가 계속 찍히다 양학선의 차례가 오자 갑자기 7.4가 찍혔다. 장내가 들썩였다. 양학선의 이름을 딴 전매특허 기술 '양학선'이었다. 착지가 불안했지만 이미 우승권 점수를 받았다. 2차 시기에서도 난도 7.0의 기술을 시도했다. 연기는 완벽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기계체조 도마의 절대 강자 양학선이 없었다. 대회를 앞두고 아킬레스건을 다쳐 출전하지 못했다. 양학선이 올랐어야 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은 북한의 체조 스타 리세광(31)이 차지했다.
리세광은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1,2차 시기 합계 평균 15.691점을 기록해 정상에 올랐다.
양학선의 4년 전 1,2차 시기 합계 평균은 16.533점이었다.
리세광은 금메달을 차지한 뒤 양학선의 공백에 대한 질문에 "(양)학선 선수가 부상으로 인해서 못 나왔는데 체조를 학선 선수가 대표하는 게 아니다. 그저 치료를 잘해서…"고 말했다.
우승 소감은 "우리 군대와 인민들에게 크나큰 승리를 안겨주고 경애하는 김정은 최고사령관 동지께 승리의 보고, 영광의 보고를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기쁘다"고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