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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닭’ 계란 불안 증폭…정부, 샘플조사 감추기 급급

경제정책

    ‘살충제 닭’ 계란 불안 증폭…정부, 샘플조사 감추기 급급

    트리클로폰 잔류검사, 닭고기 제외...탐색조사는 눈 가리고 아웅

     

    최근 기상이변 등의 영향으로 해충 발생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닭 진드기가 확산되면서 산란계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급기야 일부 산란계 농가들은 닭 진드기를 제거하기 위해 살충제를 닭에 직접 살포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살충제에 함유된 맹독성의 트리클로폰 성분이 닭의 피부나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흡수돼 계란까지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살충제에 오염된 계란이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관련 기사 : 17일자 CBS노컷뉴스)

    그런데, 이처럼 인체 위해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살충제 잔류물질 검사 대상에서 닭만 쏙 빼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최근 닭 진드기 살충제 살포와 관련해 탐색조사를 진행했지만 전국 산란계 사육 농가의 2%를 대상으로 실시해, 신뢰성에 먹칠을 했다. 소비자 불안은 아랑곳 하지 않고 감추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을 받는 대목이다.

    ◇ 닭고기, 계란…살충제 잔류물질 검사 대상에서 제외

    살충제 성분인 트리클로폰은 흡입, 섭취, 피부 투과에 의해서 체내에 흡수돼 구토와 경련, 불안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신경마비가 올 수는 맹독성 화학약품이다.

    이런 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의 기준 및 규칙’을 통해, 트리클로폰의 축산물 잔류량 기준을 마련했다.

    소고기와 우유는 1kg당 0.05mg까지 허용하고 있다. 돼지고기와 양고기는 0.1mg이 기준치다.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전국 시.도 가축위생연구소는 이런 기준을 바탕으로 평균 2년에 한 번씩 트리클로폰 잔류량 검사를 실시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연간 1인당 육류소비량 51.3kg 가운데는 돼지고기(24.3kg)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닭고기(15.4kg)는 아예 트리클로폰 잔류검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렇다 보니, 일부 산란계 사육농가들이 진드기 제거를 위해 살충제를 살포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트리클로폰 잔류량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계란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검역본부 관계자는 “기준이 없기 때문에 검사를 할 수 없다”며 “이번에 닭 진드기 살충제 살포가 문제가 된 만큼, 식약처가 닭에 대해서도 기준을 마련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 농식품부, 살충제 탐색조사 늑장 대처…결론은 ‘문제없다’ 가능성 높아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살충제 사용에 따른 심각성을 뒤늦게 인식하고 지난 6월과 7월 두 달 동안 검역본부를 통해 산란계 농장에 대한 탐색조사를 실시했다.

    탐색조사는 정기검사와 달리 사안이 발생할 경우 진행하는 임시검사다. 지난 2014년 볏짚을 먹은 한우 49마리가 집단 폐사한 것과 관련해 농약성분인 ‘포레이트’ 검사를 진행했는데 이것도 탐색조사였다.

    이번 탐색조사는 전국 도계장 11곳과 산란 닭 사육농가 10곳 등 21곳을 무작위 선정해 각각 2마리씩 시료를 채취해 진행됐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사육농가의 경우 진드기가 많이 발생해 살충제를 사용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곳을 대상으로 검사가 이뤄졌다”며 “시료 검사 결과 살충제 성분인 트리클로폰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탐색조사는 처음부터 신뢰성이 떨어진다. 전국 도계장과 산란계 사육농장 1100여개 가운데 겨우 1.9%인 21곳을 대상으로 진행돼 샘플 수 자체가 적은데다 순수 산란계 농장은 10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살충제 살포 방식에 따라 검사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정부가 승인한 저독성의 살충제를 닭에 직접 뿌리지 않고 소독차원에서 빈 축사에 살포했다면 트리클로폰 성분이 체내에 잔류할 가능성은 떨어진다.

    문제는 맹독성의 미승인 살충제를 닭에 직접 살포했을 경우, 잔류물질 검출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런데, 검역본부는 시료를 채취하면서 이런 경우의 수를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산란계 농장을 직접 방문해 시료를 채취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어떤 약제를 어떤 방식으로 뿌렸는지는 확인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일단 21개 농장과 도계장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지만 나머지 농장에 대해선 단정해서 말하기가 어렵다”며 “농식품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 (탐색조사를)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검역본부는 이번 탐색조사 결과를 농식품부에 보고한 뒤, 협의 과정을 거쳐 닭 진드기 살충제가 닭고기와 계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로썬, 농식품부가 살충제 사용에 따른 트리클로폰 위해성 여부와 관련해 영향이 없다는 쪽으로 결론지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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