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가 리우 올림픽 리듬체조에서 리본 연기를 하고 있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가 노력한만큼 보여주겠다는 자신의 의지대로 실수없이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목표였던 아시아 최초의 리듬체조 메달리스트의 꿈은 아쉽게도 이루지 못했지만 손연재의 아름다운 연기에 리우데자네이루가 푹 빠져들었다.
손연재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리우올림픽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 후프-볼-곤봉-리본 연기에서 총점 72.898점으로 종합 4위를 차지했다.
손연재는 총점 73.583점을 받은 3위 간나 리자트디노바(우크라이나)에 밀려 아쉽게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만약 손연재가 메달을 땄다면 리듬체조의 불모지에 가까운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아시아 선수의 종전 최고 성적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카자흐스탄의 알리야 유수포바가 기록한 4위. 손연재도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마르가리타 마문(러시아)이 총점 76.483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야나 쿠드랍체바(러시아)가 총점 75.608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쿠드랍체바가 곤봉 종목에서 곤봉을 놓치는 큰 실수를 범해 마문의 독주 체제가 이뤄졌으나 그래도 1-2위는 여전히 러시아 선수들의 몫이었다. 손연재는 치열한 3위 경쟁을 벌였다.
출발은 좋았다. 전체 10명 중 8번째로 출전한 손연재는 후프 종목에서 전체 3위에 해당하는 18.216점(난도 9.150점, 실시점수 9.066점)을 받았다. 실수가 나왔던 예선 때 점수 17.466점보다 점수를 크게 끌어올렸다.
프랑스 영화 '팡팡'의 OST '왈츠'가 흐르는 가운데 연기를 시작한 손연재는 흔들림없는 피봇 연기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춤사위를 선보여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을 매혹시켰다. 예선과는 달리 실수가 없었다.
손연재는 영화 대부의 OST '팔라 피우 피아노'의 선율에 맞춰 연기한 볼 종목에서 18.266점(난도 9.200점, 실시점수 9.066점)을 받았다. 전체 10명 중 4위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손연재의 예선 때 점수와 같다.
볼 종목이 끝나고 중간순위가 3위에서 4위로 내려갔다. 손연재 다음으로 연기를 펼친 리자트디노바가 볼에서 18.450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4위에서 3위로 도약했다.
다음 순서는 손연재가 예선에서 가장 높은 점수(18.358점)를 받았던 곤봉 연기. 손연재는 테리 스나이더의 음악 '오예 네그라'에 맞춰 실수없이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마쳤다.
손연재는 곤봉에서 18.300점(난도 9.200점, 실시점수 9.100점)을 받았다. 이어 등장한 3위 리자트디노바가 관중의 열띤 응원을 이끌어낸 뛰어난 연기로 18.450점을 받았다. 4위 손연재와의 점수차가 0.318점으로 벌어졌다.
손연재는 빠른 템포의 탱고 '리베르탱고'를 배경으로 깔고 리본 연기를 펼쳐 18.116(난도 9.150점, 실시점수 8.966점)점을 받았다. 손연재는 예선에서 리본이 몸에 감기는 실수 탓에 17.866점을 받았지만 결선에서는 후회가 남지 않을만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순위 역전에는 실패했다.
아쉽게도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손연재는 4번의 연기에서 모두 18점대를 넘겼고 예선과는 달리 뚜렷한 실수를 하지 않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