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복귀전' 두산 베어스의 닉 에반스가 3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홈런 2개를 터트리며 화려한 1군 무대 복귀를 알렸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프로야구 선수들이 2군에 가는 이유는 다양하다. 부상이나 부진, 경기 감각 회복 등이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는 올 시즌 두 차례나 2군에 다녀왔다. 첫 번째는 경기력 회복을 위한 처방이었다. 한국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은 에반스는 개막 이후 18경기에서 1할6푼4리로 부진했다. 기대했던 홈런도 1개에 불과했다.
결국 에반스는 4월 25일 2군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열흘이 지난 5월 6일 다시 1군 무대로 온 에반스는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애물단지'에서 '보물'로 자리매김했다. 1할대였던 타율도 어느덧 3할을 넘겼다. 결정적인 순간 터지는 한 방 역시 두산에 큰 힘이 됐다.
고공행진을 하던 에반스는 다시 1군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번에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4일 LG 트윈스전에서 임찬규의 공에 맞은 에반스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왼쪽 견갑골에 실금이 발견돼 13일 자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재활을 거치며 지난 주말 2군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한 에반스는 1군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복귀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했다.
에반스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홈런 2방 포함, 4타수 2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제 막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에반스의 방망이는 뜨거웠다.
에반스의 활약과 더불어 김재환과 오재일이 5타점을 합작하며 힘을 보탠 두산은 한화에 11-4로 승리했다.
에반스는 첫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한화의 선발 투수 이태양을 상대한 에반스는 1회말 2사 2, 3루 득점권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팀이 1-2로 끌려가는 상황이라 최대한 신중하게 승부에 나섰다.
침착하게 초구 볼을 골라낸 에반스는 이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3볼-1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들어온 5구째. 에반스는 이 공을 놓치지 않았다.
'화려한 복귀전' 두산 베어스의 닉 에반스가 3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홈런 2개를 터트리며 화려한 1군 무대 복귀를 알렸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시속 140km의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에반스는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방망이에 맞은 공은 높이 떠올라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승부를 뒤집은 귀중한 아치였다. 에반스는 이 홈런으로 올해 팀내 3번째이자 리그 통산 11번째로 전구단 상대 홈런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병살타로 아쉬움을 남긴 에반스는 다음 타석에서 다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에반스는 4-4로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던 6회말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공 3개가 연달아 볼로 들어왔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지만 에반스는 기다리지 않았다. 4구째 직구가 높게 들어오자 힘껏 잡아당겼다.
방망이에 제대로 맞은 공은 빠른 속도로 날아갔고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시즌 21호 홈런. 1회 3점 홈런에 이어 2점 홈런을 추가하며 홀로 5타점을 만들어냈다. 두산은 에반스의 홈런으로 단숨에 리드를 잡았다.
선발 유희관이 6이닝 7피안타 5사사구 4실점으로 만족스러운 투구를 보이지 못한 상황에서 에반스의 홈런 2방은 두산이 1위를 수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군만 다녀오면 불을 뿜는 에반스의 방망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