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을 떠난 레전드' 롯데 자이언츠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한 유두열 전 코치가 1일 별세했다. 유 전 코치는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3점 홈런을 때려 MVP를 차지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한국 프로야구의 부흥을 이끌었던 또 하나의 별이 우리 곁을 떠났다. '거인 군단'의 첫 우승을 견인한 유두열 전 롯데 코치가 별세했다.
지난 2014년 신장암을 선고받고 긴 투병 생활을 이어오던 유두열 전 코치는 1일 향년 60세로 작고했다.
유 전 코치가 세상을 떠나기 바로 전날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이순철 회장이 쾌유를 기원하며 병문안을 다녀간 터라 이별의 아픔은 더했다. 이순철 회장은 병문안 자리에서 "유두열 선배님의 많이 야위신 모습을 보니 후배로서 더 빨리 찾아뵙지 못한 점이 후회스럽고 죄송스럽다"며 "현장에 계실 때 건강하시던 선배님의 모습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어 더욱 안타깝다"고 가슴 아파했다.
유 전 코치는 지난 1983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1991년까지 9시즌 동안 활약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734경기 타율 2할6푼4리 58홈런 256볼넷 268타점.
유 코치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은 경기가 있다. 1984년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은 한국시리즈 7차전. 유 코치는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롯데가 3-4로 끌려가던 8회초 1, 3루 상황에서 유 전 코치는 시원한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롯데의 창단 첫 우승을 일궈냈다.
유 전 코치는 당시 한국시리즈에서만 4승을 챙기는 활약을 펼친 롯데의 또 다른 레전드 고(故) 최동원을 제치고 MVP를 차지했다. 그만큼 그의 홈런은 야구 팬들의 머릿속에 크게 자리했다.
유두열 전 롯데 코치가 1일 별세했다. 사진은 올해 4월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시구를 하던 그의 모습. (사진=롯데자이언츠 페이스북 캡처)
은퇴 이후에도 야구계를 떠나지 않았다. 1991년 선수 생활을 마감한 유 전 코치는 롯데를 비롯한 프로팀과 아마 야구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지냈다. 그러던 중 2014년 9월 신장암 선고를 받았고 병마와 힘든 사투를 벌였다.
투병 생활도 야구에 대한 그의 열정까지는 막지 못했다. 유 전 코치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올해 4월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시구자로 나서며 많은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당시 그는 "오랜만에 공을 던져 설렜다. 사직구장 방문은 2007년 시구 후 9년 만"이라면서 "후배들이 올 시즌에는 가을 야구를 꼭 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 내가 시구를 했기 때문에 올해 롯데는 틀림없이 야구를 잘 할 것이라 믿는다"라고 후배들에게 큰 신뢰를 보냈다.
유 전 코치는 야구 부자(父子)로도 유명하다. 현재 넥센 히어로즈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재신이 그의 차남이다. 2008년 프로에 데뷔한 유재신은 점차 경기수를 늘려가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타격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수비 만큼은 일품이라는 평가다.
생을 마감한 고(故) 유두열 전 코치. 그의 야구 인생을 끝이 났지만 그의 이름 세 글자는 야구 팬들의 가슴에 깊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