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오른쪽) 감독이 이끄는 한국전력이 2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016 청주·한국배구연맹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준결승에서 박기원(왼쪽) 감독의 대한항공을 제압하고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2일 2016 청주·한국배구연맹(KOVO)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준결승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의 준결승이 열린 청주실내체육관.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서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감독은 "실패하지 않는 서브보다 공격적인 서브를 시도하라고 선수들에 주문했다"고 밝혔다.
강력한 서브는 상대 수비를 흔들리게 하고 공격 전개 과정을 불안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팀에게는 좋은 득점원으로 작용한다. 박 감독이 강력한 서브를 주문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강력한 서브는 범실의 위험도 크기 때문에 '양날의 검'으로 불린다. 박 감독 역시 이 점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공격적인 서브를 주문했지만 범실이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그리고 이런 범실을 이날 경기에도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았다.
대한항공은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0-3(23-25 21-25 17-25)으로 완패를 당해 결승행 진출이 좌절됐다. 신영수와 김학민이 각각 12점과 10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가 5점으로 부진한 것이 컸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한국전력과 범실 차이가 그렇다. 이날 한국전력은 19개의 범실을 범했지만 대한항공은 무려 30개의 범실을 저질렀다.
특히 박기원 감독이 강조한 서브에서 무려 20개의 범실이 나왔다. 한국전력이 기록한 14개의 서브 범실보다 6개나 많은 수치였다. 공격적인 서브로 상대를 제압하려 했던 대한항공이 오히려 서브에 무너진 것이다.
박 감독은 경기 직후 "우리 서브 범실 신기록 세운 것 아닙니까"라는 말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너무 실수가 많아 준비한 작전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했다"며 "특히 서브 실수가 너무 잦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대한항공의 범실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신 감독은 "상대가 범실을 많이 해줘서 이겼다"고 밝혔다. 결국 승패를 가른 것은 범실 싸움인 셈이다.
범실에 웃은 한국전력은 창단 첫 컵대회 결승 무대에 진출했고 범실에 운 대한항공은 짐을 싸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