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볼티모어 김현수.(사진=노컷뉴스DB)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에 출전한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안타없이 침묵했다. 볼티모어가 패하면서 김현수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의 한국인 타자 맞대결도 무산됐다.
김현수는 5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2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단판 승부다. 이기면 디비전시리즈로, 패하면 각자 집으로 가야하는 외나무다리 승부다. 개막전에 홈팬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던 김현수는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 볼티모어에게 올해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당당히 중용을 받았다.
그러나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된 경기에서 김현수는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땅볼만 4개를 쳤다.
김현수는 1회초 1사에서 2루 앞 땅볼로 물러났다. 코스는 좋았지만 토론토 2루수 데본 트래비스의 호수비에 걸렸다.
4회초 무사 1루에서는 볼카운트 2-2에서 상대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이 던진 떨어지는 변화구를 잘 골라냈다. 풀카운트가 되자 1루주자 애덤 존스가 스타트를 끊었고 김현수의 1루 땅볼 때 2루에 진루했다. 좋은 선구안이 병살을 막은 것이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마크 트럼보가 좌월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2회말 호세 바티스타에게 솔로홈런을 얻어맞았던 볼티모어는 2-1 역전에 성공했다.
토론토는 5회말 에세키엘 카레라의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김현수는 6회초 2루 땅볼로 물러났고 8회초에서도 1루 땅볼에 그쳤다.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김현수는 7회말 2사에서 좌측 담장 앞까지 날아간 멜빈 업튼 주니어의 타구를 잡았다. 김현수가 공을 잡는 순간 한 관중이 김현수를 향해 음료수 캔을 던졌다. 캔은 김현수의 바로 옆에 떨어졌다. 자칫 맞을 수도 있었다.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다.
김현수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외야 관중석을 바라봤고 중견수 존스가 달려와 관중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벅 쇼월터 감독도 뛰어나와 심판진에 불만을 제기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고 김현수는 11회초 타석 때 교체됐다. 토론토가 9회 마무리 투수 로베르토 오수나에 이어 선발 요원인 좌완투수 프란시스코 리리아노를 등판시켰고 좌타자 김현수는 놀란 레이몰드로 교체됐다.
승부는 연장 11회말에 끝났다. 에드윈 엔카나시온이 1사 1,3루에서 끝내기 3점홈런을 때려 토론토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토론토가 승리, 텍사스와 5전3선승제 디비전시리즈를 치를 자격을 얻으면서 김현수와 추신수의 포스트시즌 한국인 타자 맞대결은 아쉽게도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