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 대한민국과 카타르의 경기에서 김신욱이 공중볼을 다투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최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전북)가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한국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카타르와 3차전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달 2일 시리아와 충격적인 무승부를 거둔 한국은 카타르를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지난 8월 동아시안컵 이후 처음으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은 김신욱은 카타르전을 앞두고 주인공보다는 조력자가 될 뜻을 밝혔다. 그는 "공중볼을 따내 다른 선수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많은 수비수가 있을 때 그 수비수들과 경쟁하면서 다른 공격수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자신 생각한 역할을 이날 경기에서 100% 실행에 옮겼다.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에 원톱 자리를 내주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신욱은 한국이 1-2로 끌려가던 후반 교체 출전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반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꺼내 든 최상의 카드였다.
김신욱 효과를 보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후반 11분 홍철이 왼쪽 측면에서 카타르의 문전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김신욱에 수비수 2명이 붙었지만 그는 공중볼 싸움에서 이겨내 머리로 근처 동료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공을 받은 지동원은 오른발 슈팅으로 카타르의 골문을 갈랐다. 김신욱의 희생이 없었다면 나오기 힘든 골이었다.
김신욱에 겁먹은 카타르 수비진은 그를 집중 마크했다. 그리고 한국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13분 카타르의 수비가 김신욱에 몰리는 사이 기성용(스완지)이 측면을 파고드는 손흥민(토트넘)에 침투패스를 찔러 넣었다. 손흥민은 지체없이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공은 카타르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 3-2 역전에 성공했다.
전반전까지 왼쪽 측면에만 의존하던 한국의 공격 패턴이 김신욱의 투입으로 다양해지자 카타르의 수비진도 혼란을 겪은 것이다. 그리고 이는 득점까지 연결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이날 도움 1개를 기록하며 석현준과 원톱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간 김신욱. 11일 이란 원정에서 그의 활약이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