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고비가 될 이란전을 앞둔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승리를 챙긴 선수들을 향한 과도한 비난을 멈춰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종민기자
“열심히 싸운 선수들이 많은 비난과 질책을 받는데 앞으로 어떻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겠나”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단단히 화가 났다. 힘든 상황에서도 승리를 챙긴 선수들을 향한 과도한 비난을 제대로 겨냥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에서 수비수 홍정호(장쑤 쑤닝)가 퇴장당하는 수적 열세 속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한국은 이란과 2승1무(승점7)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에서 뒤져 A조 2위로 한 계단 올라서는 데 만족해야 했다. 11일 이란 원정의 결과에 따라 조 1위로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다.
비록 경과는 승리였지만 이 경기에서 한국은 한 수 아래로 분석했던 카타르에 2골이나 내주는 등 수비가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수비 조직력에 약점을 노출하며 위기를 불렀고, 중앙 수비수 홍정호가 후반 중반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뒤에는 카타르의 파상 공세를 힘겹게 막아야 했다.
카타르를 상대로 개운한 승리를 거두지 못한 탓에 지난 시리아전의 아쉬운 무승부의 여파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축구대표팀을 향한 의문의 시선은 여전히 계속됐다.
이란전을 앞둔 슈틸리케 감독이 결국 폭발했다. 7일 이란으로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슈틸리케 감독은 “아직 우리 대표팀에 많은 우려와 논란, 질책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상태라면 이란에 가지 말아야 할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카타르전은 어려운 경기였다. 거의 30분 동안 수적 열세에서 선수들은 열심히 싸웠고 안방에서 계속 승리를 이어갔다”고 강조한 슈틸리케 감독은 “여전히 언론과 팬으로부터 많은 비난과 질책을 받는다. 이렇게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