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캉'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7일 오후 메이저리그 진출 후 21개월 만에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작년에는 모든 시선이 제게 왔던 것 같아요. 부담 아닌 부담이 있었습니다"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금의환향 했다. KBO리그 출신 타자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해 2시즌을 치르고 21개월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강정호는 7일 오후 인천공항 입국장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해 1월 피츠버그와 입단 계약을 맺기 위해 출국한 강정호는 2015시즌 막판에 당한 무릎 부상 때문에 재활에 매진하느라 귀국을 1년 뒤로 미뤘다.
야구에 집중한 성과는 컸다. 데뷔 첫해 126경기에서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한 강정호는 올해 103경기에서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을 올리며 한층 더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9월 첫째 주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내셔널리그 이주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강정호는 귀국 소감을 묻자 오히려 취재진에 반문했다. "궁금한 게 있는데, 작년에 한국에 왔다면 스포트라이트를 더 많이 받았을까, 올해 더 많이 받았을까 궁금하다. 작년에 오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웃었다.
강정호의 말에서 남다른 자부심이 느껴졌다. 과연 KBO리그 타자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통할까?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지난해 도전장을 던졌던 강정호에게 집중됐다. 강정호는 "부담 아닌 부담이 있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강정호가 데뷔 첫해를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 등 KBO리그 출신 타자들의 미국행 러시가 이어졌다.
강정호는 "(박)병호 형도 시즌 초반에 잘했고 김현수도 잘해줘서 더 뿌듯한 것 같다. 다들 내년에는 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올해 다들 잘해서 내가 이전에 했던 것이 더 뿌듯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KBO리그 출신 타자의 힘을 처음 미국 무대에 알린 자신의 결과물에 만족한다는 의미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 팀 동료였고 전반적으로 아쉬운 결과를 남겼던 박병호에 대해서는 "병호 형은 충분히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팀도, 형도 힘들었고 손도 안 좋았다.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과의 맞대결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지난달 7일 경기에서는 맞대결에서 홈런을 뽑아내기도 했다.
강정호는 "한국에 있을 때보다 확실히 공이 더 좋아진 것 같다"며 "팀에서 (오)승환이 형에게 거는 기대가 굉장한 것 같았고 마무리로 나오면 타이트한 상황에서 더 재밌고 스릴있었다. 내년에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캉캉'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7일 오후 메이저리그 진출 후 21개월 만에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입국장에서 만난 강정호의 자신감은 굉장히 커보였다. 강정호는 아시아 내야수로는 처음으로 한시즌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것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강정호는 "이제 큰 무대에 간 것이니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잘하는 선수가 되고싶다"며 아시아가 아닌 세계에서 더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시아 출신 선수 치고는 잘한다는 평가를 듣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동등하게 경쟁하는 메이저리그 선수로서 그 안에서 잘한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는 의미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21개월동안 머물면서 얻은 자신감은 이처럼 컸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