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승리를 노린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슈틸리케호’가 도전하는 이란 원정 승리. 과연 ‘열리지 않는 문’이기만 했을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 밤(한국시각)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란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을 치른다.
현재 A조 1, 2위에 올라있는 두 팀의 대결은 향후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순위 경쟁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이란(이상 2승1무.승점7)의 확실한 2강 체제에 ‘다크호스’로 평가됐던 우즈베키스탄(2승1패.승점6)이 초반 일정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확실한 위협으로 대두됐다. 여기에 시리아(1승1무1패.승점4)도 불안한 국내 정서 속에 예상을 크게 웃도는 성적을 손에 넣었다.
이 때문에 시리아와 원정에서 0-0 무승부에 그치며 초반 위기를 맞았던 ‘슈틸리케호’는 이란 원정에서 적어도 무승부 이상의 성적으로 승점을 추가해야만 우즈베키스탄과 시리아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 축구는 이란 원정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축구대표팀은 지금까지 이란을 상대로 28번을 싸워 9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나머지 경기는 7무12패로 상대전적에서는 열세다. 특히 이란 원정에서는 2무4패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지난 2014년 11월 이란 원정을 경험했지만 당시 경기에서도 0-1로 무릎을 꿇었다.
청소년 대표팀의 전적을 살펴보면 17세 이하 대표팀은 1전 1패, 20세 이하 대표팀은 6승2무5패, 올림픽 대표팀은 4승1무2패로 축구대표팀의 성적보다는 조금 더 나은 수준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승1무를 기록 중인 축구대표팀을 향한 대중의 여전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이란 원정에서 분위기 전환을 다짐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다행스러운 점은 이들 가운데 이란 원정에서 당당히 승리를 거두고 돌아온 이들이 있다는 점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이란과 같은 조에 묶인 한국은 ‘이란 축구의 심장’ 아자디 경기장에서 짜릿한 1-0 승리를 거뒀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이끌었던 당시 올림픽 대표팀은 팽팽한 0의 흐름이 계속됐던 후반 15분 조재진의 도움으로 이천수가 결승골을 터뜨려 한국 축구 역사상 유일한 이란 원정 승리를 손에 넣었다.
결국 결승골이 된 이천수의 선제골이 주는 의미는 분명하다. 슈틸리케 감독과 축구대표팀은 사상 첫 이란 원정 승리를 노린다. 무승부 이상의 결과가 현실적인 목표다. 축구대표팀의 전적을 살펴보면 이란 원정에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