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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응답받지 못한 LG 히메네스 '나믿히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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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내 응답받지 못한 LG 히메네스 '나믿히믿'

    LG 루이스 히메네스가 21일 NC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회 선제 솔로포를 날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마산=LG)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LG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이 열린 21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 경기 전 양상문 LG 감독은 가을에 부진한 4번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

    히메네스는 올해 포스트시즌(PS)에서 타율 2할8리(24타수 5안타)에 그쳐 있었다. 올해 히메네스는 정규리그에서 135경기 타율 3할8리 26홈런 102타점으로 LG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하지만 팀 홈런 1위의 히메네스의 방망이는 가을 들어 침묵했다.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8타수 1안타에 병살타도 1개 때렸다. 그나마 넥센과 준PO 4경기에서는 타율이 2할5푼(16타수 4안타)으로 올랐고 1타점과 2득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6경기에서 4번 타자가 1타점뿐이었다.

    거듭된 부진에도 양 감독의 믿음은 변함이 없었다. 양 감독은 준PO 막판에 이어 PO 1차전을 앞두고도 "이제 히메네스가 터질 때가 됐다"면서 신뢰를 다시금 확인했다. 이날도 히메네스는 4번 타자로 나섰다.

    2014년 한국시리즈 당시 이승엽과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의 모습.(자료사진=삼성)

     

    2013년과 2014년 크게 유행했던 '나믿승믿'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이 국민타자 이승엽(40)에 대한 무한 신뢰를 나타내며 했던 '나는 믿는다, 이승엽을 믿는다'는 발언의 줄임말이다.

    당초 류 감독이 2012시즌을 앞두고 했던 말이었지만 2013년 한국시리즈(KS)에서 더 크게 유행했다. 당시 류 감독은 6번 이승엽을 '폭탄 타순'으로 꼽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승엽은 승부처에서 잇따라 침묵하며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그래도 류 감독은 "이승엽을 안 믿으면 누굴 믿노"라면서 밀어붙였다. 결국 이승엽은 마지막 7차전에서야 동점 1타점 2루타로 우승에 기여해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7경기 타율 1할4푼8리(27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이었다.

    하지만 이승엽은 이듬해인 2014년 부활했다. 정규리그에서 타율 3할8리 32홈런(4위) 101타점(5위)을 기록했다. 넥센과 KS에서 1할을 밑도는 타율로 '나믿승믿'이 떠돌았으나 이승엽은 이번에도 2차전 쐐기 홈런으로 역대 PS 최다(14호)를 기록하며 통합 4연패를 이끌었다. 류 감독의 '나믿승믿'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LG 히메네스가 21일 NC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8회 선제 홈런을 날린 뒤 오지환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마산=LG)

     

    양 감독의 '나믿히믿'도 응답을 받는 듯했다. 그동안 침묵했던 히메네스가 양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며 부활했다. 중요한 선제포를 쏘아올렸다.

    히메네스는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7회 선두 타자로 나와 대포를 뿜어냈다. 6회 2사까지 노히트를 뽐냈던 NC 선발 에릭 해커의 4구째 시속 138km 커터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겼다. 파울 폴대 안쪽으로 들어온 비거리 105m 아치였다.

    단숨에 승부의 추가 LG 쪽으로 기운 순간이었다. 앞서 땅볼 2개를 때려낸 부진까지 시원하게 날린 한방이었다. 기세가 오른 LG는 8회 정상호가 해커로부터 히메네스와 거의 똑같은 방향으로 115m짜리 솔로 홈런을 날리면서 쐐기를 박았다.

    히메네스는 멋진 수비도 펼쳤다. 7회 1사 1, 2루에서 손시헌의 선상 타구를 잡아 베이스를 찍고 1루로 송구, 병살타를 완성했다. 이날만큼은 히메네스는 LG 팬들에게 자신의 별명 '히요미'다웠다.

    하지만 끝내 '나믿히믿'은 마지막 결실을 맺지 못했다. LG는 9회말 마무리 임정우가 연속 3안타에 1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후속 투수 김지용까지 적시타 2개를 얻어맞으면서 2-3 끝내기 패배를 안았다.

    특히 1사 만루에서 나온 NC 용덕한의 타구는 히메네스 쪽으로 향했다. 3루 선상을 교묘하게 타고 흐른 타구는 몸을 날린 히메네스의 글러브에 닿지 않고 흘렀다. 히메네스는 파울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히메네스의 눈앞에서 승리가 날아갔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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