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로 낙점된 NC의 에릭 해커(왼쪽)와 두산의 장원준. (사진=자료사진)
한국 프로야구 최강자를 가리는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KS) 2차전이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치열한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는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총력전으로 경기에 임할 태세다.
두산은 2차전 선발로 장원준을, NC는 에릭 해커를 예고했다. 현재 꺼낼 수 있는 최고의 카드로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각오다.
단기전 특성상 화끈한 타격전보다 치열한 투수전이 펼쳐질 공산이 크기 때문에 두 선수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그리고 뜨거워야 한다.
전날 열린 KS 1차전 역시 투수전으로 흘러갔다.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는 8이닝 2피안타 4탈삼진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NC의 재크 스튜어트도 6이닝 7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두 선수 모두 좋은 경기를 선보였지만 두산의 승리로 니퍼트가 판정승을 거뒀다.
1차전 승리로 두산은 우승컵과 매우 가까워졌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을 차지한 확률은 75%에 달한다. 32번 중 24번이 우승으로 이어졌다. 2차전까지 승리를 챙겨간다면 우승확률은 81.3%(16번 중 13번)로 더 올라간다.
2차전 승리로 높은 우위를 점하고 싶은 두산. 잠실벌에서 일격을 가하고 안방으로 내려가고 싶은 NC. 두 팀 모두 승리에 대한 간절함은 절실하다. 이때문에 2차전 선발로 나서는 장원준과 해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일단 올 시즌 성적만 보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장원준은 27경에 나와 15승 6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다. 해커는 23경기를 소화하면서 13승 3패 평균자책점 3.45의 성적을 거뒀다. 장원준이 15승을 달성하긴 했지만 해커의 경기 출장 수와 승패 마진을 생각하면 두 선수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상대 전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장원준은 올시즌 NC를 상대로 4번 나와 2승 1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해커는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3.60을 거뒀다. 별반 차이 없는 성적이다.
그러나 눈여겨봐야 할 점이 있다. 바로 해커의 잠실구장 성적이다. 해커는 유독 잠실만 오면 강한 모습을 보인다. 올시즌 잠실에서 거둔 성적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42다. 지난해에도 잠실에서 4경기를 치르면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45로 호투했다. 장원준은 홈구장인 탓에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 해커의 잠실 성적은 놀랍기만 하다.
실전 감각에서도 다소 차이가 있다. 해커는 LG 트윈스와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1, 4차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실전 경기를 치른 상대다. 그러나 장원준은 지난달 22일 이후 실전 경험이 없다. 자체 청백전으로 감각을 조율했지만 실전 무대와는 천지 차이다.
해커가 실전 경험이 앞선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불안 요소도 존재한다. 해커는 지난 21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르고 단 3일의 휴식 후 25일 열린 4차전을 소화했다. 그리고 다시 4일만 쉬고 두산과 2차전에 나선다. 해커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체력에 무리가 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해커의 강행군, 장원준의 너무 길었던 휴식. 상반된 행보를 보인 두 선수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