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강석훈 경제수석 (사진=자료사진)
박근혜정부 출범 전까지 만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이른바 금융계의 황태자로 벼락출세한 데는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의 지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기재부 출신의 증권사 임원 A씨는 2일 CBS노컷뉴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경우는 필요한 인사는 직접 챙겼지만, 신제윤 위원장 당시에는 정찬우 부위원장이 (인사를)다 했다"며 "정찬우 이사장은 강석훈 경제수석과 대학 동기동창인데 강 수석이 연결시켜줘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강석훈 경제수석은 (정찬우씨를) 서민금융의 대가라고 소개하며 박근혜 후보와 독대하게 해줬다"며 "정 이사장은 강석훈, 안종범, 신인석씨 등과 친분이 있다"고 전했다.
신인석씨는 지난 2013년 강석훈, 정찬우 이사장과 함께 인수위에 입성해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재직했으며 현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강석훈 경제수석은 19대 국회의원 시절인 2012년 새누리당 대선 선대위 행복추진위원회 부단장으로 있다가 2013년 대선승리 후 18대 대통령직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으로 들어갔고 같은 시기 정찬우 이사장은 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정치권의 전면으로 부상했다.
'서민금융의 대가'라고 알려진 정찬우 이사장은 금융위원회에 입문하기 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대학교수, 총리실과 외교부, 금융위, 자산관리공사 등 정부부처와 공기업의 자문위원, 사외이사, 심의위원 등의 이력을 갖고 있다.
사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자리는 위원장과 함께 금융계 인사전반을 조율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정찬우 이사장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업무로 볼 수도 있지만, 인사를 두고 원성이 높았던만큼 '인사가 공평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1일 CBS와 가진 통화에서 "인사를 쥐고 흔들었다는 주장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정 부위원장은) 최순실씨와는 관계가 없고 최경환 전 부총리라인으로 인사 협의를 위해 (청와대에) 많이 갔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에서 인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 이재만 전 비서관이라는 증언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금융권 사정에 정통한 B씨는 1일 "이재만 비서관은 금융권은 잘 모름에도 불구하고 모든 인사는 이재만 비서관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신제윤 위원장을 제끼고 이재만 비서관 밑에서 금융계 인사를 다 주물렀다"는 청와대 행정관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하는 발언으로
(노컷뉴스 11월2일자 보도 참조 - 朴정부 '금융권 황태자' 정찬우 …실세업고 금융계 인사 주물러) 정 부위원장의 위세를 실감케한다.
정 이사장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재직 시절(2013~2016년) 이례적으로 부위원장 임기 3년을 다 채우는 진기록을 세웠는데 현 정부 경제금융권에서 얼마나 위세가 대단했는 지 가늠케하는 부분이다.
"그가 인사를 전횡했다"는 주장 때문에 한국거래소 내부에서는 조만간 인사태풍이 불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말도 많고 우려도 많았던 정찬우 이사장의 스타일로 미뤄 1월 인사때 파격적인 인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우 이사장을 둘러싼 잡음은 정권이 말기를 맞았지만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